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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trl Magazine Mar 18. 2022

오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YouTube Vanced

사진=YouTube Vanced


YouTube Vanced라는 앱을 알고 있었나요? 이름만 봐도 유튜브와 관련이 있을 것 같은 이 앱은 기존의 유튜브 앱을 개조해 여러가지 편의기능을 추가한 앱입니다. 이 앱을 사용하게 되면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지 않아도 광고제거, 백그라운드 재생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각종 인터페이스 변경까지 모두 무료로 이용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하면 불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광고차단과 인터페이스 변경은 의외로 불법이 아닙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지난 2016년 '개별 이용자가 광고 등의 콘텐츠를 보아야할 의무가 없으며, 포털 사이트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재구성하는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하여도 운영업체의 영업을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라는 판례를 남긴 바 있죠. 


이에 YouTube Vanced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앱이었지만, YouTube Vanced의 운영진은 지난 14일 갑작스럽게 개발 중단 및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개발자가 밝힌 이유는 '자신들이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법률적인 문제'때문인데, 이는 앱 자체의 불법여부가 아니라 이 앱을 이용하여 이익을 추구하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YouTube Vanced는 그동안 기부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적인 집단이었지만 최근 NFT의 발행과 판매를 추진했고 이것이 이익 활동으로 간주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죠. 그 근거로 YouTube Vanced 이외에 광고 제거 기능을 제공하는 Brave 브라우저나 Adblock 등의 앱은 여전히 문제없이 사용가능합니다.  


YouTube Vanced의 사례가 흥미로운 점은, 콘텐츠 수익 분배의 그 미묘함 때문이에요. 앞서 광고 차단이 불법이 아니라고는 했지만 유튜브에 콘텐츠를 게재하는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올리는 방식은 광고가 압도적이죠. 사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는 것은 광고를 시청하는 대가로 콘텐츠를 플레이 하고, 여기서 발생한 광고 수익을 플랫폼과 크리에이터가 나눠가지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무료가 아닙니다. 하지만 YouTube Vanced와 같은 앱은 이러한 수익 구조를 무력화 시키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지만 결과적으로 크리에이터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도 자주 받고 있어요. YouTube Vanced의 서비스 중단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찬반논란을 부른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죠. 


이와 같은 논란은 사실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 됐습니다. 그 옛날 냅스터가 그랬고, 이번 YouTube Vanced 사례는 물론, 최근 인도나 남미 국가의 유튜브 프리미엄 우회 가입 등도 논란의 대상이 됐죠. 사례는 다양하지만 이런 논란의 본질은 결국 '콘텐츠 제작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나'입니다. 즉, 소비자가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했던 행위들이 결과적으로 콘텐츠 제작자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소비자의 입장에선 합리적인 소비를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비난을 받는다면 억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란게 결국 제작자가 감수해야하는 손해가 된다면, 한번쯤은 고민해봐야하는 문제인 것도 맞습니다.


콘텐츠의 유통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불합리를 느끼고 이를 회피하는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한다면, 그걸 감수해야 하는건 제작자가 아니라 공급자, 플랫폼이어야 맞으니까요. 일례로 한국에서 유튜브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4인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요금제나 학생에게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는 학생요금제 등을 제공하지 않는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불공정하다고 느껴질 정책들이 존재합니다. 소비자들이 진짜로 맞서야할 건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요? 


3줄요약

1. 사실상 유튜브 프리미엄을 무료로 사용할수 있게 해주는 앱인 YouTube Vanced가 서비스를 중단함

2. YouTube Vanced가 불법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콘텐츠 제작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음

3. 콘텐츠 소비자가 불합리를 느끼는건 사실 유통의 문제가 대부분임. 제작자가 아니라 플랫폼의 기만행위에 반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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