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명작가 Mar 23. 2024

사랑, 마음 뒤로 숨다.  

오픈 카톡방  책 나눔 (1) 



목차 
들어가면서 
추천사, 저자 서문을 읽고
체리야, 사과 먹고 가(달갑지 않은 엄마의 유산, 불안) 투사적 동일시 
미움, 사랑 뒤로 숨다. (미운 엄마 좋은 엄마, 양가감정)
그해 겨울은 추웠지만 (라이너스의 담요 정서적 성장과 중간 대상) 
언제나 그곳에 있는 들국화처럼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분리불안)
가시여, 안녕! (살기 위해 모든 창을 막다 방어기제)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채우지 못한 행복 주머니 미해결 감정)
공기놀이와 진달래꽃  (엄마 나를 놔주세요 의존성)
엄마의 시루떡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거짓? 왜곡하는 감정)
미나리와 다이어리 친구 (이젠 나로 설 수 있어요 상담 종결과 불안)
나가면서 








들어가면서 


이 책의 산고를 같이 겪었다. 몇 년 동안 상담하면서 쓰고 묵혀 두었던 원고를 수정해 책으로 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걸 의논했다. 제목, 표지, 구성 등등 급기야 추천사도 부탁받았다. 평소 받은 게 많아 그 내용을 그대로 적었다. 보고 좋아하셨다. 


이 책으로 수업의 연장 선상에서 오픈 카톡으로 책 읽기 나눔을 한다. 독서 치료 과목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독서 모임의 형태를 경험하게 하고 있다. 줌 모임이 없이도 독서 모임이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 이 책을 교재로 선택해서 나눈다. 


이 책은 상담을 공부하는 학생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실제 상담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상담자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상담자는 자신을 어떻게 들여다보고 치유하는지 간접 경험하기 좋은 책이다. 상담 사례와 함께 상담 용어도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상담실에서 오랫동안 상담을 하신 분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듯 상담자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주고 보듬어 준다. 많은 이들이 그 방에서 울고 웃었다. 추천사에 썼듯 내 동생도 이 분을 통해 다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추천사, 저자 서문을 읽고


추천사 중 두 번째 나는 팬이다 글에 밑줄을 쉴 새 없이 그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어왔던 사실이 결핍, 투사, 집착, 착각의 산물이다. 정신분석을 통해 왜곡된 진실을 드러내고 그 사랑에 종지부를 찍어버리기 때문이다. 상담과 사랑은 근원적으로 양립하지 않는다. 직면은 피할 수 없다. 믿어왔던 세계관이 무너지는 경험이다. 어제도 누군가를 만났다. 끊임없이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힘겨워 보였다. 우린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렇게 깊이 있게 들리지 않는 듯 보였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프로그래밍된 삶의 패턴을 쉽게 빠져나올 수는 없으니까


저자의 서문에 삶의 여정이 나온다. 하루하루 이민의 삶을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가 느껴진다. 암을 이기고 상담공부를 하고 상담을 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상담에서 만난 이들이 한 걸음 더 발을 내 디딜 수 있도록 살아온 삶의 여정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한 줄 한 줄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역시 상담책은 내 체질에 맞는 듯하다.



체리야, 사과 먹고 가(달갑지 않은 엄마의 유산, 불안) 투사적 동일시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것 이상의 삶을 살 수 없다.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이라는 이름의 돌봄을 받지만 미숙한 부모의 감정 표현 역시 그대로 물려받는다. 남편과 사이가 좋지 못했던 엄마가 흘려보냈던 불안과 원망을 자신의 현 가정에서 그래도 재현한다. 경험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인간은 연약하다. 자신이 가장 싫어했던 패턴 속에 살 수밖에 없다.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자신의 왜 그러는지 공부하던가 아니면 문제를 만나 상담사를 찾는 수밖에 없다.


미움, 사랑 뒤로 숨다. (미운 엄마 좋은 엄마, 양가감정)


부모에 대한 미움이 싹트면 아이는 더 아프다. 미움과 함께 죄책감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상담 공부를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토록 내게 헌신적인 엄마가 고맙기보다 미웠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미로 같은 감정, 엄마에게 온 작은 요청에도 잘 훈련된 군사처럼 즉각 순종하던 내 모습의 이유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 싸움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런 혼란스러움 때문에 딸도 한동안 힘들었다. 다행히 딸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의로 상담을 일찍 시작했다. 엄마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나보다 빨리 성숙했다. 다행이다.


그해 겨울은 추웠지만 (라이너스의 담요 정서적 성장과 중간 대상) 


한 어머니 그리고 사춘기와 우울증을 겪는 딸 다행히 엄마는 아이가 아픈 이유를 자신으로부터 찾기 시작했다. 사춘기 자녀가 이상한 게 아니다. 내가 이상한 거다. 남동생 아들이 7월에 미국에 한 달간 다녀갈 예정이다. 사춘기 아들과 부모의 갈등이 심상치 않아 권유한 여행이다. 성취 위주의 부모님의 강압 때문에 아들은 노숙자가 꿈이라며 공부도 하지 않고 부모 보기에 불량한 친구와 어울린다. 결국 미국에 보내 해결하고 싶은 것이다. 계속 통화를 하며 부모가 변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들리지 않는 듯하다. 아들을 한 달간 맡기고 나면 마음을 열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겠지 기대해 본다. 나의 변화 없이 자녀가 변할 수 없다.



언제나 그곳에 있는 들국화처럼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분리불안)


딸아이가 어릴 적 명절에 시댁에 가면 하도 울어대는 통에 부엌에서 나가서 아이를 안아주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많은 가족들 사이에서 유독 엄마만 찾아 울어댔다. 덕분에 우 냄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유치원에 들어갈 때도 엄마랑 떨어지지 못해 문 앞에서 한참을 실랑이하다가 들어가곤 했다. 분리불안이었다. 엄마의 사랑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차고 매몰찬 마음을 아이는 눈치챘던 것이다. 지금도 예민하다. 오늘 아침 아이가 좋아하는 카레를 만들었다. 지금이라도 겨울 같았던 엄마의 사랑에 온기를 더해본다. 딸아 엄마가 미숙하고 어리석었네. 이 순간이 지금 나에게 주어져서 감사하다.



가시여, 안녕! (살기 위해 모든 창을 막다 방어기제)


유난히 힘든 내담자가 회복될까 가슴 졸이며 읽는다. 천천히 엄마의 사랑을 기억해 낸다. 자식을 굶기지 않으려고 헐벗게 하지 않으려고 배움의 길을 열어주려고 애썼다. 그러면서도 오직 한 가지 자유로웠던 입으로 퍼부었던 어머니의 잔소리 밑에 깔린 그의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달리 교육받은 적도 없던 어머니는 단지 물려받은 훈육 방법을 선택했던 것이다. 우리 엄마 이야기였다. 공무원 월급에 빠듯한 형편에서도 사립 유치원에 나를 보냈다. 큰 게 잘되어야 집안이 잘된다는 엄마의 철학 때문이었다. 그 열정 뒤에 따라오던 무서운 잔소리와 훈계들 감당하기 힘들었다. 엄마가 알던 최선의 양육법이었다. 엄마가 해 줄 수 있던 최선의 사랑법이었다.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채우지 못한 행복 주머니 미해결 감정)


얼마 전 이민을 비슷한 시기에 와서 잘 지내던 이웃이 내게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자신을 없는 존재처럼 대한다며 둘러둘러 내게 전달했다. 한 달 내내 불편함을 드러냈는데 여러 방법을 동원해도 내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며 남편에게 하소연했다. 남편이 아무래도 불편한 사람이 너인 것 같다는 말에 바로 문자를 보냈다. 생각나던 2가지 사건에 대한 내 마음을 적어 보냈다. 갈등을 일으킨 사건은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고 있었다. 며칠 후 만나 오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감정을 계속 전달했다. 다른 관점을 확인했다. 그 사람에게 내가 받은 상처의 마음을 솔직하게 나누었다. 미워서 피한 게 아니라 날카로움에 다시 찔리기 싫은 두려움 때문에 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없는 사람 취급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놀라워했다. 자신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내가 그런 반응이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사람마다 자신의 상처는 100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인 게 아니라고 말했다. 서먹한 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그도 서두르지 않는다. 지난주 맛난 과일을 사다 주었다. 오늘은 딸을 위한 카레를 과하게 많이 했다. 큰 그릇에 담아 가져다주려고



공기놀이와 진달래꽃  (엄마 나를 놔주세요 의존성)


어린 시절 나를 업어주신 분은 유일하게 할머니 한 분이셨다. 15개월 차 남동생으로 인해 엄마의 등을 일찌감치 남동생에게 내주었을 것이다. 그 할머니가 생후 1달 만에 엄마 아빠가 크게 싸우고 아버지가 나를 할머니 댁에 내려다 놓고 갔다는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들었다. 학교 다니던 때 아버지가 나를 다시 할머니에게 데려다주고 버스를 타고 가버렸다.

나는 아버지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에 목놓아 울었다. 따라간다고. 그때 할머니가 나를 등에 업었다. 무거웠을 텐데 막무가내로 울어대는 나를 업고 달랬다. 철들고 업혀본 첫 기억이다. 내가 기억하는 생애 최초의 기억이다. 나도 사람과 웬만해서 헤어지지 못한다. 안 되는 관계도 노력하면 된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견딘다. 이제는 제법 안 되는 관계를 정리할 줄도 안다. 누군가 떠나겠다고 선언하면 너무 쿨한가 싶을 정도로 잘 보내준다.

스스로 쿨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엄마의 시루떡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거짓? 왜곡하는 감정)


유년기의 기억 상실에 남동생에 대한 상실감이 많은 듯하다. 아버지와 결혼 관계의 구축에는 반드시 아들이 필요했다. 내가 기다리던 남자아이가 아니라 실망한 엄마는 나를 남동생이 될 때까지 아들로 키웠다고 한다. 어릴 적 외가 친척들이 수군거리는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는 남동생을 낳고부터는 내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아들을 얻은 엄마는 천하를 얻었다. 동네에서도 남동생 이름의 엄마로 불렸다. 그래서 그런지 그 남동생과 유난히 싸움이 잦았다. 유년기 기억 상실에 들어 있는 기억나지 않는 괘씸함이 들어 있어서 그런가 보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유난히 마음이 많이 간다. 전화도 가끔 한다. 어머니 아버지를 차례로 보내고 우린 고아가 되었다. 서로서로 기억을 더듬어며 서로의 자리에서 잘 살아간다. 가끔 안부도 전하며


미나리와 다이어리 친구 (이젠 나로 설 수 있어요 상담 종결과 불안)


상담을 종결할 때 점검해야 할 사항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담담하게 마주할 수 있나?  

      자신의 연약함을 받아들이는가? (완벽성 포기)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가?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가?  

      종결 후에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상담을 종결할 때뿐만 아니라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감정이 건드려질 때마다) 점검할 수 있으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듯하다.



나가면서


우리 모두 완벽한 부모의 사랑으로 온전하게 자라지 못했다. 우리가 과하게 받은 사랑은 압박으로 간섭으로 기억하고 모자란 사랑은 결핍과 원망으로 기억한다. 이래도 아픔이고 저래도 아픔이다.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본다는 건 그나마 온전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작업이다. 상담에 머문 세월이 오래되어도 끝나지 않는 일이다.

상담실에서 그리 오래 머무신 저자도 매일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상담 중에 건드려진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고 어루만진다. 깊은 감정을 스스로 위로하며 치유해 간다. 상담자의 감정을 위로하고 어루만지듯 그 과정에 발견된 자신의 감정도 함께 만지신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쓰라린다. 아프고 힘든 기억들이 자꾸만 생각난다. 좋은 일이다. 더 많이 만져지고 드러나야 하는 일들이다. 나는 그렇게 끌어올려진 기억 속의 나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이 책을 읽으며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4326271

작가의 이전글 백만장자 시크릿 4주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