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샘

현실판 야후들의 웃기고 슬프고 절박한 이야기

by ㅈㅑㅇ



초콜릿 가게에는 초콜릿이 가득했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 가게 사장님이 엄마였거든. 엄마는 초콜릿 가게를 비롯한 여러 가게로 생계를 꾸려나갔지만, 우리 오 남매가 필요한 만큼 마음껏 가져갈 수 있도록 해주셨다. 사실 엄마에겐 초콜릿 샘이 있었고, 그것은 우리 가족 부의 원천이었다.


우리들은 초콜릿으로 별별 것을 다 만들었다. 초콜릿을 정제해서 유니콘 먹이도 줬고, 집에 색칠도 했으며, 먹을 것을 포장하기도 했다. 찢어지지 않는 옷도 만들었고, 그릇도 만들었다. 상상만 하던 많은 것들을 만들었고, 꽤 풍족했다. 정제 도구를 선점하지 못한 막내가 굶을 때가 있었지만, 대체로 부족함 없이 지냈다.


첫째와 셋째가 어쩌다 싸우기 시작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첫째가 셋째를 면박 주는 일이 종종 있었다. 셋째가 첫째를 비난하는 일도 꽤 많았다. 사실 셋째가 요즘 쑥쑥 크고 있는 덩치 큰 넷째와 유난히 가까워지면서, 첫째가 바짝 경계하고 있긴 했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셋째가 몰래 도끼를 만들고 있어서 첫째가 못마땅해했는데, 갑자기 셋째의 손가락을 잘라버렸다. 가게는 피투성이 난장판이 되었다. 덩치는 첫째가 압도적이지만, 셋째의 오기도 만만치 않았다. 셋째는 초콜릿 샘으로 가는 길을 막고 아무도 못 지나가게 했다.


엄마의 초콜릿 샘은 여전히 퐁퐁 솟고 있다.

정제 도구도 그대로다. 그러나.

초콜릿은 내게 없다.

금단증상은 내 몫.


피 터지게 싸우는 아이 둘이 내일 과연 싸움을 멈출 수 있을까. 애가 탄 다른 형제들이 셋째에게 돈을 낼 테니 지나가게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제 초콜릿 샘에는 셋째에게 돈을 주고만 갈 수 있게 될까. 사실 첫째에겐 자기 나름의 초콜릿 원료가 있다. 넷째의 등짝에 매달려 있는 나는 할 수만 있다면 첫째한테 옮겨 타고 싶다. 하지만 태생을 어찌 바꿀 수 있을까.


초콜릿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나는 내일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까.


kier-in-sight-archives-LjzAqkZnGFM-unsplash.jpg Unsplash - Kier in Sight Archives




어처구니없는 전쟁 현실, 웃자고 써봤다.


참나. 석유가 사라진 것도 아니고...

석유화학정제시설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저 인간들끼리 싸우느라...

석유를 못쓰고 있다니...


그래서 차량용 연료뿐 아니라 비닐, 페인트, 플라스틱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니...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야후들이 생각난다. 지성의 후이늠들이 사는 나라에서 야만스러운 야후들. 야후들은 생김새뿐 아니라 그 특성이 인간과 상당히 닮았다. 걸리버가 야후를 관찰했더니 다음과 같은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반짝이는 것을 두고 치고받고 싸우다, 때로 우울해지는데, 그럴 땐 일을 하면 좀 안정이 된다고. 인간 한 사람으로서 이 비유가 왠지 언짢았지만, 그렇다고 반박하기도 힘들었더랬다...


일이나 하자...

석유가 돌고, 환율이 좀 떨어져야 일을 하지...

매거진의 이전글믿는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