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갈비 2kg을 샀다.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끓는 물에 데쳐 잡내와 불순물도 제거했다.
하나하나 찬물에 헹궈
무와 파, 생강을 넣고 다시 끓였다.
중간에 국간장과 참치액으로 간을 하고
해물 다시팩도 넣어 감칠맛도 높였다.
파는 건지고, 무는 무르기 전에 빼고,
2시간을 끊이자. 진한 갈비탕이 완성 됐다.
우리 돌 지난 둘째가
한자리에서 갈비 4대를 먹었다.
그리고 3끼를 갈비탕을 먹는데도
맛있어서 눈이 반짝인다.
"국물도 맛있고, 고기도 진짜 맛있는데 고기를 못 먹겠어."
아내의 말이다.
아이들이 고기를 잘 먹으니, 탕을 뜰 때, 고기를
빼놓는 것이다.
그런데 나도 그렇다. 나도 모르게 무만 잔뜩 담는
내 국그릇을 보며, 엄마가 생각났다.
결혼 전 엄마와 둘이 살 때,
엄마는 어디선가 소갈비 두대를 얻어오셨다.
(아마 엄마 드시라고 동네 친구분이 주셨던 것 같다.)
근데 엄마는 그 소갈비 두대로
갈비탕을 끊여 나에게 주셨다.
"엄마 웬 갈비탕이야?"
"어 엄마 친구가 줬어. 선물 들어왔다고."
그런데 고기가 가득한 내 국그릇과
국물만 멀건 엄마의 국그릇이 너무 대조적이었다.
"엄마는 왜 고기가 없어?"
"엄마는 갈비 별로야. 느끼하고"
이제야 안다. 그 마음을.
소갈비 맛있는 걸 알아서
더 못 먹는 부모의 마음을.
갑자기 마음이 참 바빠졌다. 울 엄마도 갈비탕 한번 끓여드려야겠다는 생각과, 우리 부인과 나도 그냥 더 넉넉하게 만들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과. 10kg을 산들, 우리가 편히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이 뒤섞여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