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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Nov 15.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피터 브뤼헐 18)

베들레헴의 인구조사 /  Census of bethlehem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86– 피터 브뤼헐 18>

그림 출처: 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위키백과, 위키피디아 등

無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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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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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께서 책을 출간했다고 문자를 보내오셨습니다. 온종일 환자 보는 일로 바쁘신 분이, 대학원도 다니고 있으면서 책까지 냈다고 해서 놀랬습니다. 즉시 구매 했다고 축하의 문자를 드렸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24시간을 어떤 사람은 30시간쯤으로, 어떤 사람은 20시간쯤으로 살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 할아버지의 상대성 이론은 우주에나 가야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늘 발생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시간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10년 후, 20년 후 우리는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원래 주어진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 나를 발전시키는 일을 찾아서 더 멋져 보이는 내일을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피터 브뤼헐의 그림 보다 보니 이제 몇 점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베들레헴의 인구조사, census at bethlehem >입니다. 성서의 예수가 태어나기 전 인구조사를 주제로, 당시 네덜란드의 일상 풍경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상단에는 피터의 다른 그림처럼 마을의 풍경입니다. 이 지역은 강이 있는 곳인지 강이 얼어 있는 모습입니다. 강을 건너는 용도로 보이는 배는 얼음 속에 갇혀 있고, 건너편에서 등에 짐을 진 어른들이 강을 건넙니다.  그림의 중앙 오른편에 눈이 잔뜩 내린 마을에서 아이들은 눈싸움을 하고 있고, 어른들은 눈 사이에 길을 내느라 분주합니다. 좌측 하단에 사람들이 몰려있습니다. 매 왼쪽에 돼지를 몰고 나오는 여인, 뭔가 음식을 만들어서 기다란 팬에 올려진 음식을 주머니 같은 곳에 넣는 여인들이 보이고, 그 뒤로 음식을 나눠주고 있는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는 장면일까요?  오른쪽에는 마차에서 뭔가 꺼내는지 넣는지 작업하는 남자, 그 뒤로 소를 타고 오는 여인,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 그리고 빙판에서 썰매 타고 팽이 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인구 조사는 어디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요?





[화가 이야기]

누가 주문해서 그렸는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역시나 후원자들의 주문에 의해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스페인으로부터 정치적 억압과 세금 부담을 받았고 빈곤에 시달렸습니다. 그림에는 예수 탄생 후에 베들레헴에 도착하는 마리아와 요셉을 그려 넣어 성서의 한 장면과 당시 사회 모습을 함께 묘사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좌측하단의 사람이 몰려있는 장면은 인구 조사를 위해 세금 납부와 등록을 하러 모인 모습입니다. 그림의 해상도가 낮아서 명확하지는 않지만 설명을 보면 도장을 찍거나, 세금을 내거나, 간혹 현물로 세금을 내려고 곡식을 가져온 모습까지 묘사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을 다시 그린 복사본을 보니 여러 가지가 이해됩니다. 상단에 강이 얼었는데 지게에 짐을 지고 오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러 가져오는 짐들로 보입니다. 마리아와 요셉의 특징은 목수들의 도구인 긴 톱과, 푸른 망토로 대신합니다. 




왜 마리아는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를 낳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여관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방이 남아날 리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정황은 누가복음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정황을 그린 그림은 오로지 피터의 그림에서 처음 접하는 듯합니다. 


그림 출처: 아래 링크한 논문에서 가져옴


<이카루스가 추락하는 풍경>에서도 추락하는 이카루스보다 그것을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일 아닌 듯 일을 하고 있듯이, 예수의 출생이 임박해진 순간, 베들레헴의 인구조사로 나라는 난리가 나 있는 상황입니다. 이 그림에는 약 200여 명이 등장하고, 각각은 당시(450년 전) 플랑드르 마을의 삶을 잘 묘사합니다. 심지어 소변보는 남자도 종종 등장합니다. 그 시대 이런 장면은 보기 쉬운 장면이었을 것입니다. 피터의 소변쟁이(pisser)는 그림에 가끔 등장합니다. 유대 도시인 베들레헴에서는 돼지고기가 금지였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인기 사치품이었습니다. 돼지를 잡고 그 피를 받는 모습도 군주의 과도한 세금과 피 흘리는 농민을 은유한다고도 해석됩니다. 이 그림에 대해 분석한 논문이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봐야 하겠습니다. 

https://www.artinsociety.com/bruegelrsquos-white-christmas-the-census-at-bethlehem.html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50>

Joan Baez 노래 들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Fare Thee Well>입니다. 영국과 이일랜드 전통 포크송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슬픔을 노래합니다. 원래는 <10,000 miles> 혹은 <Fare Thee Well>로 불리기도 합니다. 19세기부터 구전되어 오는 노래입니다. 장거리 사랑에 대한 주제입니다. “안녕히... 나는 갑니다. 만 마일을 간다고 해도, 어디를 간다 해도 나는 돌아올 것입니다, 밤이 낮으로 바뀌어도, 강이 말라도, 내 사랑은 진실하여 돌아올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hAkNrelN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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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기 캠페인>

무시기(無始期)는 뭔가 시작할 적당한 시기는 없다는 뜻입니다. 모지스 할머니(Grandma Mosese)는 75살에 시작한 그림으로 미국 최고 화가가 되었습니다. 로라 잉걸스 와일더(Laura Ingalls Wilder)는 65세에 “초원의 집”을 처음 집필하여 명성을 얻은 후 90세까지 뉴베리상을 5회나 수상했습니다. 프랭크 맥코트(Frank McCourt)는 66세에 쓴 책(앤젤라의 재)으로 풀리처 상을 수상했습니다. 


뭔가 시작하기에는 나이가 많다구요? 그저 숫자일 뿐입니다. 

악기, 그림, 글쓰기, 운동 ... ... 오늘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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