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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Nov 18.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피터 브뤼헐 19)

처형대의 까치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87– 피터 브뤼헐 19>

그림 출처: 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위키백과, 위키피디아 등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한 스님이 그의 스승님을 모시고 국회에 강연을 가게 되었다. 국회 강연에는 국회위원을 비롯하여 사회 각계에서 온 사람들로 빼곡하게 들어찼다. 그런데 강연도중 조는 사람, 딴짓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이렇게 듣는 사람이 적은데 계속하셔야 하는지요?” 스승이 대답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강의한 적이 없었다. 나는 내 세상을 맑게 하고 있는 중이다” (- 보만 스님 강연 중). 


세상을 밝고 맑게 하기 위해 뭔가 하고 있으시지요? 




피터 브뤼헐의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제가 준비한 그림 목록에 본 그림은 노란색으로 채우고 있는데 거의 다 노란색으로 찼습니다. 이번주 두세 점 더 보고 이제 브뤼헐과도 작별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처형대 위의 까치 The Magpie on the Gallows, 1568>입니다. 일찍 사망한 피터의 말년 그림이네요. 


[보이는 대로 읽기]

좌측 상단에는 대부분 피터의 그림처럼 나무줄기 뒤로 멋진 풍경이 보입니다. 오늘 그림에는 거대한 성과 그 아래 집들과 사람들의 살고 있는 세상임을 알려줍니다. 이 그림이 처형대 위의 까치라서 처형대에 누군가 목이 걸려 있고 그 아랫사람들이 슬퍼하거나 쳐다보거나 구경꾼을 그려 놓았을 것 같은데, 이게 웬일입니까 삼삼오오 춤을 추는 풍경입니다. 



심지어 그림 좌측 하단에는 나무 그늘 아래서 대변을 보고 있는 남자까지 그려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의 제목처럼 처형대 위에는 까치가 느긋하게 앉아서 아래서 벌어지는 일, 멀리서 벌어지는 일, 그리고 처형대 아래 굽이치는 강물과 멋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형대와 가장 어울리는 풍경도 하나 그려 넣었습니다. 그림 전경 중앙아래에 죽은 새의 사체가 쓸쓸히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도 무너진 흙더미 위에 그려져 있습니다. 피터는 왜 처형대를 중심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요?



[화가 이야기]

피터의 말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대조와 상징을 듬뿍 담고 있습니다. 제목과 다르게 슬픔이나 공포보다 일상과 풍자의 결합이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자연의 풍경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고 있는 그림입니다. 풍경의 평화로움과 그 중심에 인간사에서 가장 모순적인 처형대는 극단적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앉아 있는 까치의 무심하고 평화로운 자세와 풍경은 수다와 험담을 상징합니다. 사람들의 말은 처형과 같은 심각한 상황까지 우습고 가볍게 옮기는 것을 풍자합니다. <이카루스의 처형>에서 무덤덤하게 밭을 가는 농부와 낚시질 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것처럼, 이 그림에서는 무심하게 대변을 보는 남자까지 등장합니다. 결국 피터의 그림에는 소변보는 남자, 대변보는 남자까지 등장하면서 인간사의 단면과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여줍니다. 16세기 이루어진 종교적, 사회적 탄압이 일반 사람들의 삶에서 느꼈을 현실의 웃고픈 현실을 풍자와 유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왼쪽의 닫힌 구조와 오른쪽의 열린 구조, 그리고 그 가운데 교수대의 위치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교수대에서 춤을 추다(두려움과 권력을 경멸하는 행위), 교수대에서 똥을 싸다(권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대담하게 행동하다)는 네덜란드 속담에 근거하고 있는 그림입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51>

존 바에즈(Joan Baez)의 <해가 떠오르는 집, House of The Rising Sun, 1960>입니다. 노래 속에서 화자는 뉴올리언스에서 잘못된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한을 말하고 있습니다. 뉴올리언스에는 해가 뜨는 집이라 불리는 집이 있습니다. 파멸의 집입니다. 도박꾼들이 모이는 그 집에는 돌아가야 할 여행 가방만이 기다립니다. 많은 가난한 아이들의 파멸을 이끌었던 그 집, 나도 그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D80eZ6Gxz0 



<무시기 캠페인>

무시기(無始期)는 뭔가 시작할 적당한 시기는 없다는 뜻입니다. 모지스 할머니(Grandma Mosese)는 75살에 시작한 그림으로 미국 최고 화가가 되었습니다. 로라 잉걸스 와일더(Laura Ingalls Wilder)는 65세에 “초원의 집”을 처음 집필하여 명성을 얻은 후 90세까지 뉴베리상을 5회나 수상했습니다. 프랭크 맥코트(Frank McCourt)는 66세에 쓴 책(앤젤라의 재)으로 풀리처 상을 수상했습니다. 


뭔가 시작하기에는 나이가 많다고요? 그저 숫자일 뿐입니다. 

악기, 그림, 글쓰기, 운동 ... ... 오늘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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