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 꿈꾸는 예술가들 1
<무시기 9년차 – 명품 전시회 1 클림트와 에곤 실레 1 – 디오니소스 제단>
그림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위키백과, 위키피디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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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었습니다. 시간은 끊어져 있지도 않고, 진행되던 시간이 다른 트랙에 올라타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는 달력을 새로 사용하고, 숫자를 하나 더해서 새로운 시간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명은 잉태하여 자라고, 성숙하고, 늙어갑니다. 계절의 바뀜과 반복에서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세는 일은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무시기도 2025년에 들어서면서 햇수로 9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10년쯤 하고 그만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고개 하나 넘어서면 10년 차가 되겠습니다. 만 10년 되는 날 즈음해서 얼마나 더 할지 고민을 한번 더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라도 미술관 탐방>을 95회쯤 했는데, 중간에 12/3 내란 사태로 <위기의 순간에서 빛을 발휘한 그림들>을 몇 번 보았고, 이후 크리스마스 특집을 몇 회 진행하였습니다. 오늘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전시회 작품들을 하나씩 감상하겠습니다.
첫 번째 그림은 클림트의 <디오니소스 제단, 1886 The Dionysian Altar>입니다. Altar는 종교 건물에서 제(祭)를 지내는 데 사용하는 단상입니다. 한마디로 ‘제단’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좌측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 흑인 남자가 배를 깔고 누워 있습니다. 누드의 남자는 천 하나를 두르고 있습니다. 커다란 탬버린 같기도 하고 납작한 북 같은 것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 앞에 천사로 보이는 작은 아이가 작은 심벌즈 같은 것을 들고 춤을 춥니다. 역시 누드입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은 모두 누드입니다. 그림의 중앙으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그림의 제목처럼 그런지 디오니 소스의 동상이 보입니다. 제단 같습니다. 제단의 양쪽으로 두 명의 여인이 보입니다. 한 명은 찬양하듯 어루만지고(왼쪽), 다른 한 명은 그의 동상일부를 베고 아예 누워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머리카락이 깁니다. 한 명은 붉은 머리, 다른 한 명은 흑발입니다. 여인들의 주변에 두 명의 천사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가장 오른쪽으로 가보면 꼬맹이 천사 두 명이 꽃을 들고 이 상황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찬양하고 있습니다. 뒤편으로 푸른 하늘과 재단이 보입니다. 클림트의 서명도 보입니다.
[화가 이야기]
클림트는 62년생입니다. 19세기입니다. 그리고 20세기 초반까지 살았습니다. 1912년. 딱 50살을 살다 가셨네요. 오스트리아 바움가르테(Baumgarten)에서 태어나서 상징주의, 비엔나 분리파(Vienna Secession)의 설립 멤버로 활동했습니다. 분리파는 고전으로부터의 분리입니다. 사실 클림트만 분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역사상 거의 모든 화가들은 분리하려고 했습니다. 부모로부터, 스승으로부터 분리, 당대 사조로부터 분리, 고전으로부터 분리를 말합니다. 우리도 아침마다 분리합니다. 음식물과 종이와, 플라스틱. 하나는 떠남이고, 다른 하나는 구별이고 구분입니다. 그런데 결국 의미는 같은 것입니다. 떠나야 분리가 되고, 새로운 것으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제작연도가 1886이니 클림트가 겨우 22살 청년에 그린 그림입니다. 그리고 이 그림은 실제 그림으로 제작하기 전 스케치입니다. 비엔나 국립극장의 계단 벽화를 위해 습작으로 제작한 그림입니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바쿠스)와 그를 숭배하는 두 여인이 주제입니다. 왜 하필 술의 신? 그리스 연극의 기원이 디오니소스의 연회에서 시작되어서 그렇습니다. 젊은 클림트는 이 그림으로 황제상을 요제프 1세로부터 받았습니다. 젊은 클림트의 생각과 기술이 들어간 작품이라서 이번 전시회 첫 번째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는 듯합니다. 스케치한 그림에서 최종 작품은 아래처럼 검은색 청동 동상이 있는 풍경으로 바뀌었고, 여성의 몸에 걸쳐진 천이 사라졌습니다. 그림 속에 왼쪽 여성의 손에는 횃불, 오른쪽 여성의 아래에는 티르소스 지팡이가 보입니다. 마법의 지팡이로 찔리면 사람이 비합리적이고 격정적으로 변합니다. 술의 효과를 상징합니다. 횃불을 든 여인(무녀)이 왼손에 팔라스 아테나(지혜와 전쟁의 신 아테나)를 바치고 있고, 오른쪽 무녀 쪽에는 쿠로스(Kouros, 남성을 상징하는 석상)가 서 있습니다. 왼쪽의 흑인 몸을 잘 보면 귀가 뾰족합니다. 바쿠스를 보호하고 다니는 보디가드 시티로스(욕망의 의인화)입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69>
BTS 노래 중에 디오니소스(Dionysus)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아시나요? 노래가사에 티르소스도 나오고, 초반에 멤버 중에 한 명이 가지고 나와 춤을 추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oj8SNde8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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