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고흐-Crabs)

뒤집힌 게

by 임현균

<무시기 9년차 – 명품 전시회 2: 고흐 41 – 고흐의 1889년도>

無작정/始작한/그림이야期~/


“예술은 국가의 문명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


<불멸의 화가 반 고흐전>의 구조 (대전 전시 중: 3/25~6/22)

Chapter 1. 네덜란드 시기(1881~1885)

Chapter 2. 파리 시기(1886.2~1888.1)

Chapter 3. 아를 시기(1888.2~1889.5)

Chapter 4. 생레미 시기(1889.5~1890.5)

Chapter 5. 오베르 시기(1890.5~90.7)



어제는 세종에 있는 연양 초등학교에 여러 연구단지 박사님들(총 9분)과 함께 과학자 수업을 하고 왔습니다. 큰 주제는 “과학자와 함께하는 나의 꿈 운영계획”이었습니다. 세종의 연양 초등학교는 1939년에 설립된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더 놀라운 것은 학생의 숫자가 1,272명이나 되는 큰 학교입니다. 학교에 가서 5, 6학년 각각 따로 1시간씩 강연을 했습니다. 저의 강연 제목은 <고흐의 그림은 왜 비쌀까?>라고 정했는데, 놀랍게도 저의 강연에 더 많은 아이들이 반응을 해서 6학년의 경우는 거의 2개 반 아이들 숫자가 넘어서 교실이 아니라 시청각실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저의 강연내용도 결국 ‘창의’ 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 ‘코딩’의 중요성, ‘단순한 일을 꾸준히 반복해야 하는 이유’ 등을 고흐의 사례를 들어서 들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의 과학자에 대한 반응도 즐거웠고, 예술의 중요성을 들려줄 수 있어서 저도 매우 즐거웠습니다.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아이들이 그늘 없이 잘 자라서 멋진 사회인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부터는 고흐의 1889년 그림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많은 그림보다 한두 점 선택하여 보겠습니다. 오늘은 1889년 1월에 그린 게(crab) 그림입니다.


<Two crabs, 1889 Jan.>

Two_Crabs_(1889).jpg



<Crab on its Back, 1889 Jan.>

A_crab_on_its_back.jpg



1889년 1월은 고흐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1888년 12월 23일 고갱과 다투고 귀를 자른 후 상처도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태였고, 이후 5월에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시기의 직전입니다. 사람들은 고흐의 불안정성에 대해 걱정했고, 여러 사람이 탄원서에 서명하여 경찰에 전달하는 움직임이 있었던 시기입니다. 동물 그림으로 소, 말, 개, 염소, 새, 물고기, 나방 등이 있습니다. 이 그림이 그려진 때는 고흐는 고갱으로부터 힘들었을 시기였습니다.


"이제 우리 친구 고갱에 대해 이야기 좀 해보자. 내가 그를 두렵게 했을까? 왜 그는 아무 소식이 없지? 분명 너와 함께 떠났을 텐데. 그건 그렇고, 상황이 달랐더라도 그는 다시 파리로 돌아갔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고갱은 이곳보다 파리가 더 편안할 것이다. 그에게 나한테 편지 좀 하라고, 또 나는 늘 그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해다오.” (테오에게 보낸 편지. 1889년 1월 2일)


게 그림을 살펴보면 구성상으로는 게가 뒤집혀 있습니다. 두 마리가 있는 그림에서는 한 마리가 뒤집혀 있고, 한 마리만 그려진 그림에서는 그 한 마리가 배를 드러내고 뒤집혀 있습니다. 두 마리 그림은 고흐와 고갱을 그렸고, 뒤집혀 있는 녀석은 고흐 스스로를 은유하고 있지 않을까요? 뒤집혀서 배를 드러내놓고 살기 위해 온 다리를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생각났을지도 모릅니다.


금요일입니다. 다음 주는 출장이 있어 며칠 무시기를 빼먹을 듯합니다만, 가끔 쉬어 가는 것도 좋은 듯합니다. 행복한 주말 만드시기 바랍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237>

루이지애나의 전통 음악 케이준(Cajun)과 자이데코(Zydeco)의 멋진 진수입니다. "케이준(Cajun)"은 루이지애나 남부의 프랑스계 후손들(Acadians)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들의 문화 전반, 특히 음식과 음악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음식으로만 알고 계셨쥬?

https://www.youtube.com/watch?v=pOjWOdrIWng


무시기 소개 동영상: http://naver.me/IFgTQTkQ

그림 혹은 과학 강연이 필요할 때는: limbearo@gmail.com

창의적인 우리 아이로 만들려면; <내 머릿속 미술관>에서 그 비법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보다, 기억하다, 창조하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309872


#명화 #음악 #무작정_시작한_그림이야기 #무시기 #임현균 #내머릿속미술관 #의과학산책 #소소공방 #빈센트_고흐 #1889 #고갱 #싸움 #게(crab) #케이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고흐-카페테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