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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 (샤갈 - 죽음)

삶은 계속됩니다

by 임현균

<무시기 9년차 – 명품 전시회 3: 샤갈 04 – 샤갈의 20대 - 죽음>

無작정/始작한/그림이야期~/


“예술은 국가의 문명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


[전시회 알림] 마크 샤갈 전시회, 5월 23일 ~ 9월 21일, 한가람 미술관


“우리 인생과 예술에 진정한 의미를 갖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의 색이다 (In our life there is a single color, as on an artist's palette, which provides the meaning of life and art. It is the color of love.).” (- 마크 샤갈)


마크 샤갈의 20대 초반의 그림 보고 있습니다. 화가의 그림이 처음부터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초창기 그림을 보면서 어떻게 그림이 변화하는지 찾아보는 것도 대단한 즐거움입니다. 고흐에서 보았듯이 네덜란드 시기, 프랑스 시기, 아를 시기, 생레미 정신병원, 오베르 시기 등 서서히 변화하기도 하고, 급한 변화가 있기도 합니다. 19010년 이후 샤갈의 그림이 변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초반의 그림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현재 그림들은 샤갈의 벨라루스(Belarus) 시기입니다.


<작은 거실 Small Drawing Room, 1908>

Drawing room이라고 해서 화실을 그렸나 했더니 거실이랍니다. 중세 유럽 귀족 저택에서 식사 후 손님들이 나와서 쉬고, 대화하던 곳을 withdrawing room이라고 불렀다가 지금은 drawing 만 쓴다고 합니다. withdraw라는 동사는 철수하다, 회수하다는 뜻이라서 식당에서 철수한 곳이라는 뜻이군요.

그림의 구성은 초등학교 고학년 그림 같습니다. 화분과 화분대, 키 큰 장식장, 의자 몇 개, 탁자 귀퉁이가 조금 보이는 정도입니다. 벽의 그림인지 사진인지 두 개 걸려있는데, 벽지는 분홍색 계열입니다. 벽에는 낙서처럼 밑그림이 보입니다.


Small Drawing Room 1908.jpg



< Window. Vitebsk 1908>

창문밖 풍경을 그릴 때는 창문 정면에서 그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이렇게 사각(scew angle)에서 바라보는 경우는 처음 보는 듯합니다. 독특하지만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바라보는 사람이 불안정할 수 있는 각도입니다.


Window. Vitebsk 2.jpg


<죽음 The Death, 1908>

1908년 그림 보고 있는데, 나중에 “샤갈풍”의 그림이라고 할 요소가 벌써 등장하는군요. 초기 작품이지만 이곳에도 삶, 죽음, 화가의 감정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비테프스크의 유대인 공동체에서 삶을 이루는, 특히 죽음에 등장하는 구성요소들입니다(시체, 촛불, 슬퍼하는 여성, 지붕 위 바이올린). 지붕 위 바이올린은 벨라루스 장례 문화는 아니고 샤갈이 종종 그린 상징적, 환상적 표현입니다. 오른쪽으로 여인 앞으로 도망치는 도둑도 있다는 설명이 있는데, 자세히 보이지는 않고 확대해 보면 뒷모습만 간신히 보입니다. 죽음을 둘러싸고 슬퍼하는 여인도 있지만, 바이올린 연주자, 도둑을 죽음의 엄숙함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은유가 들어있는 그림입니다.


the-deceased-the-death-1908.jpg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245>

오늘 그림 속에서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보이니 저절로 뮤지컬 <Fiddler on the Roof>의 <Sunrise, Sunset>이 연상됩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1964년 초연된 이 뮤지컬은 러시아 제국의 가상 유대인 마을 아나테브카를 배경으로 합니다. 샤갈의 회화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든 극이라고 하는군요. 수없이 많이 들어온 노래가 샤갈과 이렇게 연계되어 있군요. 극 내용은 딸을 시집보내는 유대인 아버지가 느끼는 시대변화(전통, 변화, 갈등)를 다루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61M369GAFY


무시기 소개 동영상: http://naver.me/IFgTQTkQ

그림 혹은 과학 강연이 필요할 때는: limbearo@gmail.com

창의적인 우리 아이로 만들려면; <내 머릿속 미술관>에서 그 비법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보다, 기억하다, 창조하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309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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