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샤갈-출산)

삶의 시작, 근원, 공동체

by 임현균

<무시기 9년차 – 명품 전시회 3: 샤갈 07 – 출산>

無작정/始작한/그림이야期~/


“예술은 국가의 문명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


[전시회 알림 1] 대전창조미술협회 단체전, 5월 19일 ~ 5월 25일, 갤러리 유원(대전 중구 선화동, 선화초등학교 앞)


[전시회 알림 2] 마크 샤갈(Marc Chagall), 5월 23일 ~ 9월 21일, 한가람 미술관


“우리 인생과 예술에 진정한 의미를 갖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의 색이다 (In our life there is a single color, as on an artist's palette, which provides the meaning of life and art. It is the color of love.).” (- 마크 샤갈, 1887~1985)


샤갈의 일생도 다음처럼 6개 굵직한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벨라루스 시기 (1906~1910), 19~23살

파리 시기 (1910~1914), 23~27살

러시아 시기 (1914~1922), 27~35살

프랑스 시기 (1923~1941), 36~54살

미국 시기 (1941~1948), 54~61살

프랑스 시기 (1948~1985), 61~98살


샤갈이 프랑스로 떠나기 직전에 그렸던(1910) 그림으로 오늘이 마지막이 될 듯합니다.


<출산(Birth, 1910)>입니다. Zurich Kunsthaus 소장


Birth 1910.jpg


[보이는 대로 읽기] 나무 바닥의 실내에 붉은 천으로 침대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보입니다. 침대에는 아이를 막 출산한 여인(산모), 아이를 받아 들고 있는 여인(산파)이 보입니다. 산모는 옷을 입지 않고 배만 얇은 시트로 덥고 있고, 막 출산한 다리 사이에는 피가 흥건합니다. 탯줄도 길게 그려져 있는 듯하고, 그 아래로 나무로 된 함지가 보입니다. 산파는 흰 두건을 쓰고 검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여인이 든 아기의 자세는 불안해 보입니다. 다리 한쪽만 들고 있고 아기는 울고 있습니다. 산파의 얼굴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입술을 위로 볼록하게 그려서 뭔가 불만이 있나 봅니다. 침대 오른쪽에는 수염 난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바닥에 누워 이 상황을 몰래 보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붉은 커튼 밖의 실내에는 중절모의 남자가 조용하라고 손가락을 입에 대고 있고, 그 앞으로 염소, 수염 난 중절모의 남자, 그 외에도 대여섯 명의 남자들이 문에서 안으로 들어가려고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창문도 보이는데, 창 밖에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흰 수염 아저씨와 키 작은 소년의 얼굴도 보입니다. 당시 러시아 유대인들의 출산 장면일까요?


[화가 이야기]

마르크 샤갈은 유대인 가정의 장남입니다. 형제는 무려 9명이나 됩니다(딸 7, 아들 2). 아버지는 청어 절임 공장에서 일했고, 엄마는 식료품 상점을 열고 있었습니다. 샤갈이 저술한 책 <나의 삶, My life>에서 어려서의 다양한 삶을 묘사하고 있고, 그림에 자신의 유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유대인 공동체의 삶은 그의 예술의 원천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이 그림의 제목은 <Birth>라고 알려져 있으나 <My birth>라는 제목으로도 이해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탄생에 대한 묘사와 유대인의 공동체 삶을 그린 것으로 봅니다. 산모는 어머니일 수 있고, 침대 아래 남자는 아버지로 볼 수 있습니다. 남자는 출산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만 내밀고 있는 모습을 유모러스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문 앞의 손가락을 편 남자의 오른손에는 하모니카를 들고 있는 상황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새 생명에 대한 공동체의 흥분을 샤갈스러운 분위기로 그려 놓았습니다. 강한 붉은 커튼 색, 뒤틀린 원근, 몽환적인 분위기는 충분히 샤갈스럽습니다.


이 그림은 단순한 출산 장면이 아니라 샤갈의 민속적 정체성, 예술의 근원에 대한 그림입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250>

탄생에 대한 노래는 많습니다만 스티비 원더가 부른 <Isn’t She Lovely, 1976>가 탄생에 대한 기쁨이 잘 표현된 노래 아닐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oE56g61mW44

그녀는 사랑스럽지 않나요? 훌륭합니다. 소중합니다. 겨우 1분도 안 되었지만 우리는 사랑을 통해 완성될 것을 잘 압니다. 난 정말 행복합니다. 하느님이 하신 일을 믿을 수 없습니다. 우리를 통해 새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녀는 사랑스럽지 않나요?


무시기 소개 동영상: http://naver.me/IFgTQTkQ

그림 혹은 과학 강연이 필요할 때는: limbearo@gmail.com

창의적인 우리 아이로 만들려면; <내 머릿속 미술관>에서 그 비법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보다, 기억하다, 창조하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309872


#그림 #명화 #음악 #무시기 #임현균 #내머릿속미술관 #의과학산책 #소소공방 #마크_샤갈 #출산 #시티비원더 #Isn’t_She_Lovely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샤갈-유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