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닭
<무시기 9년차 – 명품 전시회 3: 샤갈 13 – 괘종시계>
無작정/始작한/그림이야期~/
“예술은 국가의 문명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
[전시회 알림] 마크 샤갈(Marc Chagall), 5월 23일 ~ 9월 21일, 한가람 미술관
“우리 인생과 예술에 진정한 의미를 갖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의 색이다 (In our life there is a single color, as on an artist's palette, which provides the meaning of life and art. It is the color of love.).” (- 마크 샤갈, 1887~1985)
샤갈의 일생은 다음처럼 6개 굵직한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벨라루스 시기 (1906~1910), 19~23세
프랑스 1차 시기 (1910~1914), 23~27세
러시아 시기 (1914~1922), 27~35세
프랑스 2차 시기 (1923~1941), 36~54세
미국 시기 (1941~1948), 54~61세
프랑스 3차시기 (1948~1985), 61~98세
1년에 한 번씩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체육대회를 열고 있어 시간이 되면 가서 동문들과 인사도 나누곤 합니다. 제가 제법 기수가 높은 편이 되어서 얼굴이 익숙한 동문들 가운데 안타까운 소식도 가끔 들립니다. 어제 유대인들의 공동체에 대한 정리를 해 보았는데, 이들의 삶은 여러 계율이 지배하고, 그 빈도도 매우 높아 구성원 간 유기적 관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대인들도 고맥락 문화를 형성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사람들과의 교류는 우리 삶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교류를 하면서 스스로의 존재성 확인, 관계 속의 편안함, 기억의 소환, 상호의 안녕의 다짐, 그리고 우리가 함께 쌓아 온 시간의 무게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안에는 단순한 만남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오래된 친구들과의 교류는 나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게 하고, 서로의 변화를 통해 세월의 흐름을 체감하게 하며, 때로는 과거의 추억을 웃음 섞인 대화로 되살리게 해 줍니다. 더 나아가, 이런 관계는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작은 약속이 되기도 합니다. 다음 만남까지 서로 건강하자는 다짐, 혹은 언젠가 함께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가자는 희망 말입니다.
공동체 속의 인간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비로소 삶의 다채로움과 깊이를 더해 갑니다. 결국 이런 교류는 우리에게 따뜻한 정서적 토대가 되어,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중요한 삶의 자원이 됩니다.
<The Clock (The Time), 1911> 모스크바 트레챠코프 (Moscow. The State Tretyakov Gallery)
https://web.archive.org/web/20221123102411im_/https://www.marcchagallart.net/images/3.jpg
[보이는 대로 읽기]
우리도 예전에는 괘종시계가 집마다 하나씩 있었습니다. 시간마다 댕~ 댕~ 종을 쳐 주던 시계의 소리도 좋았고, 시계추의 단순한 운동에서 나오던 소리도 정겨운 배경 소음이었지요. 지금은 모두 전자시계로 바뀌어서 이런 배경 소음은 사라졌습니다. 샤갈의 시대에도 괘종시계는 그런 존재였을 듯합니다. 오늘 그림은 상단은 교회 예배당의 종탑 같습니다. 시계 얼굴은 정작 작은 편이어서 시각을 확인하려면 가까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은 괘종 시계만 그려 넣은 것이 아니라 왼쪽 아래 창문을 열고 의자에 앉아 멀리 풍경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 사람이 작게 그려져 있습니다.
[화가 이야기]
이 그림은 화가의 고향 비테프스크(Vitebsk)의 풍경과 일상생활의 오브제인 괘종시계를 초현실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괘종시계는 샤갈 그림에서 종종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오늘 그림이 생각을 정리해서 스케치해서 그린 에스키스(esquisse, 스케치)라면 이것을 작품화한 것은 시계에 날개를 달아주고 시계 속에서 연인이 입맞춤을 하고 있는 작품, <Clock with Blue Wing>입니다. 이것도 보시지요. 뒤 배경에는 어둠과 맨 위에는 닭이, 아래에는 마을에서 보이는 지붕의 풍경이 보입니다.
https://www.chagallpaintings.com/Clock%20with%20Blue%20Wing%20Marc%20Chagall.jpg
[보이지 않는 이야기]
유대교에서 닭은 사람의 죄를 속죄하는 상징(제물)입니다. 여러 샤갈 작품에서 등장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유대교에서는 속죄일이 있어 그동안 지은 죄를 사면받는 의식이 있는데 이를 카파로트(Kapparot)라고 합니다. 이 의식에서 닭을 사용하여 머리 위로 돌려 얹는 행사를 해서 죄를 덮거나 지워준다고 하지요.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257>
괘종시계가 나왔으니 이 노래를 안 들어볼 수가 없네요. 1876년 미국 작곡가 헨리 클레이 워크(Henry Clay Work, 1832~1884)가 만든 노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L2qgYlXhtQ
할아버지 시계는 너무 커서 선반에 놓을 수 없었고, 90년 동안 바닥에 서 있습니다. 할아버지보다 더 컸던 그것은 그가 태어나는 날 아침에 샀고, 보물이자 자부심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죽었을 때 다시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90년 동안 잠들지 않은 시계는 째깍째깍,......
무시기 소개 동영상: http://naver.me/IFgTQTkQ
그림 혹은 과학 강연이 필요할 때는: limbearo@gmail.com
창의적인 우리 아이로 만들려면; <내 머릿속 미술관>에서 그 비법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보다, 기억하다, 창조하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309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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