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 (1억원 넘는 그림들 3)

나라 요시토모, 펑크락과 고립, 망가의 세대

by 임현균

<무시기 10년 차 – 1억 원이 넘는 동시대 화가 시리즈 3 – 나라 요시토모>

無작정/始작한/그림이야期~/


“예술은 국가의 문명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


춘분이 지나서 그런지 주말 날씨는 봄기운이 완연했습니다. 저는 가까운 교외 나가서 지인의 밭에서 냉이와 쑥을 좀 뜯어 왔습니다. 글을 쓰면서 냉이가 배추과이며 두해살이 풀인 것은 처음 알았네요. 냉이 어원은 나이(나히)이고 지방마다 내이, 난생이, 나수랭이, 나상이, 나승갱, 나싱이, 나새, 나상구로 불립니다. 어렸을 때 나싱개라고 불렀던 것이 기억납니다. 일본어 잔재로 생각했었는데, 거꾸로 냉이의 일본어 명사 ‘나즈나’가 우리말 원어인 ‘나물’을 따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등짝이 따듯해서 한.두 시간 냉이 뜯는 시간이 참으로 고요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현존하는 작가의 작품이 1억 원이 넘는 대단한 작품들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본 작가들 살펴보고 있는데, 지난주 타카시 무라카미(村上 隆, 1962~)의 슈퍼 플랫 플라워 그림을 보았습니다. 예쁜 꽃잎에 환하게 웃는 꽃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해피 플라워, 무지개 꽃)). 이 꽃을 그리게 된 영감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이었다니 이 행복한 꽃 그림에는 절망과 공포가 숨겨져 있습니다. 무라카미는 루이비통과 협업을 할 만큼 지명도가 대단히 높습니다. 피겨 작품들(미스코코, 히로퐁, 카우보이)은 대략 5천만 엔(5억 원)에 이릅니다.


오늘도 일본 작가 중 1천만 엔이 넘는 작품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일본은 만화 산업의 대국답게 평면적 그림을 그린 작품이 고가가 많습니다. 첫날 본 오추 에이빈 작가의 그림은 클래식한 그림이었습니다.

오늘은 나라 요시토모(奈良 美智, 1959~)입니다. “쏘아보는 왕눈이 소녀”로 잘 알려진 화가입니다.


< 뒤에 칼을 든 소녀 Knife behind back, 2000>

나라 요시모토 2.JPG




[보이는 대로 읽기]

제목이 섬뜩합니다. 그저 <붉은 옷을 입은 소녀> 쯤이면 될 듯한데, 제목에서 오는 강렬함이 있네요. 그림은 정말 씸플 그 자체입니다. 아주 짓궂은 심술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의 꼬맹이 여자입니다. 눈썹도, 콧등도 없습니다. 속눈썹도 없어요. 손가락, 발가락이나 신발도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머리카락도 단순화해서 왼쪽 눈 위에 한가닥 살려 놓았습니다. 베이지색 배경에 베이지색 카라를 그렸군요. 피부톤도 베이지색 기본에 핑크가 살짝 올라가 있습니다. 옷은 붉은색 원톤입니다. 짧은 소매 끝에 검은색으로 심플한 명암이 조금 보입니다.


[화가 이야기]

1959년 67세의 작가가 이런 귀여운 만화풍의 그림을 그려서 수백억 원에 낙찰되었다니 놀랍습니다. 나라 요시토모는 태어나서 십 대 유년을 보낸 1960년대 일본 만화와 애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란 세대입니다. 유년시절 빠졌던 미국 음악과 펑크락도 그의 작업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독일에서 유학을 했는데, 당시는 거칠고 공격적이었습니다(80~90년대). 이후 슈퍼 플랫 흐름의 주역으로 참여하면서 일본 화단의 젊은 화가 대표 주자로 부상합니다. 독일 유학에서 학습한 것도 그의 그림 철학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오늘 본 그림은 1991년에도 그린 것이 발전된 그림입니다. 어린 시절의 어른과의 내적 갈등을 단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The Girl with the Knife in Her Hand, 1991.JPG The Girl with the Knife in Her Hand, 1991



[보이지 않는 이야기]

이 그림이 2019년 소더비에서 당시 환화로 300억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예전의 그림을 찾아보면 지금의 모습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화풍의 변화를 찾아보면 어떻게 지금의 그림으로 변화해 왔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과 아이와의 경계 공격성, 불안 등이 내재되어 표현되어 왔습니다. 전쟁 후의 공포나 아이러니도 들어있고요.


하나 더 볼까요? <그 어딘가에 있을 무명 토끼, Nowhere Bunny in Somewhere, 2023> 크리스티 홍콩경매장에서 당시 한화 33억 원에 낙찰된 그림입니다(개인 소장).


나라 요시모토.JPG



1980년대 그림도 한번 보시지요.

Is There No Place like Home 1984.JPG Is There No Place like Home 1984
Innocent Being 1986 순진한 존재.JPG Innocent Being 1986 순진한 존재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307>

제미나이에게 붉은 원피스를 입은 꼬맹이와 어울리는 노래를 찾아 달라고 했더니 아주 경쾌하지만 도전적인 노래를 찾아 주는군요. The Ramones의 <Blitzkrieg Bop>이 딱일 듯합니다. 펑크 록(작가가 좋아한)에 3개의 코드로 이뤄진 2분 정도 짧고 강렬한 곡이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NQDPx_k66w4&list=RDNQDPx_k66w4&start_radio=1



무시기 소개 동영상: http://naver.me/IFgTQTkQ

창의적인 우리 아이로 만들려면; <내 머릿속 미술관>에서 그 비법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보다, 기억하다, 창조하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309872

연락처: limbea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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