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소비하는 최고의 ***
요즘 비건이 신개념 웰빙 푸드쯤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현상이 눈에 띈다.
꼭 건강이 아니더라도 동물보호 차원에서 생기는 비거니즘도 제법 보이는 것 같다. 오늘은 비건이 정말 건강한지, 동물보호를 위해서라도 당장 실행해야 하는 식문화인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 조금 더 원초적인 시점에서 접근해 본다.
비건을 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비건을 한다.
선천적으로 고기를 못 먹는 사람이나, 단순히 음식취향이 채식 방향인 사람들을 제외하면 이 두 가지가 제일 크다.
인간 생활의 3요소인 "의-식-주"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3가지 요소이다. 물론 문명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의-식-주를 생존만을 목적으로 소비하진 않는다. 모든 인간은 생존문제가 해결되면 그다음 차원의 욕구를 채우게 된다. 그것이 바로 멋있고 잘 맞는 옷, 양이 적더라도 맛있는 음식, 친구들 불러서 가끔 술 한잔 할 수 있는 커다란 집,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그 어떤 것도 없다고 죽지는 않는다.
단순 생존욕구가 아닌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를 아주 잘 해소시켜 주는 상품들이라고 볼 수 있다.
비건은 단순히 채식이 아니다. 비건을 단순 건강식이나 음식취향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에르메스 가방은 물건을 담고 들고 다니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돼서 판매되지 않는다. 에르메스 가방은 드는 사람의 사회적 지위, 명예, 품위, 자아, 성공,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 에르메스도 사람들에게 가방을 파는 것이 아닌, 그 상품으로 인해 발생되는 부가가치를 판매하는 것이고, 그 부가가치를 가방이라는 매개체로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건 모든 명품영업의 본질이자 기본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가방을 구매한 이유를 각자의 논리로 합리화한다. 이것이 바로 "People buy with emotion, justify with logic"이라는 세계적인 세일즈맨이자 작가, Zig Ziglar 지그 지글러가 한 말이다.
모든 인간이 생존에 필수적인 행위와 정반대의 행위를 한다는 것은 단 한 가지를 뜻한다.
충분히 먹고살만하다는 것
비건 마케팅이 북미 및 북유럽에서 성공적 일수 있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들인데, 음식역사가 깊은 나라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의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가성비로 소비되는 상품이 아닌 개인의 도덕성과 윤리적 가치를 이유로 소비되는 상품들이 항상 생기는데, 비건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다.
벤츠나 포르셰는 1달 소득이 100만 원도 안 되는 사람에게는 사치품이지만 1억을 버는 사람에게는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다. 누가 소비하냐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 그래서 같은 벤츠를 타도 카푸어가 타는 벤츠는 멋이 없게 느껴지는 게 당연한 거다.
음식 카테고리의 럭셔리는 파인다이닝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는데, 파인다이닝은 소득이 낮은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가끔 가서 즐길 수 있다. 비거니즘을 추구하려면 당신이 평소에 소비하는 식비의 적어도 2-3배는 매달 소비해야 한다.
나는 한국도 5년 안에 비건문화가 크게 유행할 거라고 감히 예상한다.
상품가치에 알맞은 경제력과 영향력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롤스로이스, 파텍필립, 에르메스 등을 소비할 자격이 없다.
음식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비건이라는 럭셔리 상품가치에 알맞은 경제력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감히 비건을 소비할 자격이 없다.
비건을 소비하기 전에, 나 스스로가 충분히 건강한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살고 있는지, 가격표를 안 보면서 외식을 하고 있는지, 내 주변사람들에게도 맛있는 음식과 좋은 음식으로 선한 영향을 전파하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보길 바란다. 그러고 나서 비로소 비거니즘이 추구하는 가치를 럭셔리 상품으로 소비할 준비가 되었다면, 그때 소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