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왼발 (My Left Foot)

- 왼발 하나로 쓴 이름

by 이한

온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단 하나, 왼발을 제외하고는.

크리스티 브라운. 뇌성마비로 태어나
가족조차 그를 생각 없는 아이로 여겼다.

말할 수 없었고, 움직일 수 없었고,
세상과 소통하는 어떤 방식도 그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왼발로 세상을 열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바닥에 떨어뜨린 분필.
그것을 왼발 발가락으로 집어 글자 하나를 썼다.


“M” - 엄마(Mother)의 첫 글자.


모두가 울었다.
그제야, 그는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었던 존재임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삽입곡은 Elmer Bernstein – “Main Theme”
천천히 올라가는 현악기 위에 피아노가 한 음 한 음
조심스럽게 마음을 짚듯 흘러간다.


이후 그는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자서전을 출간하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증명했다.


말을 하지 못했지만, 말보다 더 강한 언어로 존재를 남겼다.

왼발 하나로.






< 왼발로 쓴 말 >

말은 못 했지만

그 어떤 말보다 또렷하게

나는 왼발로

세상에 나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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