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
나는 자주 이런 질문을 받는다.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을 하세요?” 그 말엔 칭찬도, 놀라움도, 그리고 어쩌면 약간의 불편함도 담겨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질문을 들을 때마다 조금 쑥스럽다. 왜냐하면 나는 시간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시간을 다시 느끼려고 애쓰는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는 시간을 숫자와 도구로 생각하게 되었다. 달력, 알람, 할 일 목록, 시간 관리 앱, 생산성 강박. 시간은 언제부턴가 ‘관리의 대상’이 되었고, 우리는 그 시간을 ‘이겨내야 하는 적’처럼 여기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시간 앞에서 나는 점점 더 살고 있다는 느낌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변화를 준 건 거창한 계획표도, 대단한 기술도 아니었다. 오히려 ‘무의미해 보이던 순간들’을 다시 느끼는 감각이었다. 해 질 무렵 조용히 커피를 마시던 시간, 마감 직전의 몰입 속에서 나를 잊었던 밤, 버스를 놓치고 멍하니 서 있던 그 5분. 그 모든 순간은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아니라 나를 이루는 조각들이었다.
이 연재는 ‘시간 관리법’을 알려주는 글이 아니다. 시간표를 짜주는 것도, 슈퍼 루틴을 설계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오히려 묻고 싶다. “당신의 시간은 어디에 숨어 있었나요?” 혹시 너무 바쁘다는 말속에, 혹시 아무 생각 없이 넘긴 하루 속에, 혹시 그저 ‘피곤하다’는 탄식 속에 숨죽이고 있던 당신만의 시간이 있진 않았는지.
이 연재는 철학자 파스칼과 세네카에게서 배우고, 당신의 하루에서 실험하고, 몰입, 루틴, 지루함, 기억, 불안이라는 이름으로 잃어버린 시간 감각을 다시 되찾는 작은 여정이 될 것이다.
시간은 어딘가에 있다. 다만,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당신의 시간이, 다시 당신의 것이 되기를 바라며 이 작은 철학적 노트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