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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글샘 Jan 26. 2024

세 가지 키워드:열등,우월,허영

아들러의 인간이해-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열등감이 나타나는 바로 그 순간에 그의 정신적 삶의 과정이 시작된다."


인간은 모든 종류의 열등감에 매우 민감하다. 아이는 오랜 유년기 동안 자신의 신체적 열등함을 절감하며 주위 어른들의 보살핌에 의존하게 된다. 아이의 신체적, 정신적 무력감과 연약함으로부터 사회적 공동생활에 대한 의존성이 생기고, 자신의 연약함을 보상하려는 욕구는 아이에게 자신만의 재능과 능력을 발전시켜 대항해 보고자 하는 맹렬한 자극이 된다. 아이의 정신 속에 깊이 뿌리 내린 열등감은 아이의 영혼을 지배하는 근본 기질이 된다. 그래서 결코 충족시킬 수 없는 야망으로 점점 변질되어 그를 흔들어 놓는다.


모든 생존 과정에서 부모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아이는 부모의 관심이 자기에게 쏠려야만 자신에게 훨씬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며, 그로부터 애정 욕구와 인정 욕구가 싹트게 된다. 애정 욕구는 그 이후의 삶에서 사랑과 결혼, 사람들과의 교제에 대한 욕구로 발전한다. 한편 신체적인 조건에서  어떤 결함을 안고 있다거나 외적 조건에서 발달이 뒤진 아이들,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 부모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거나 과잉 보살핌으로 이기적인 성격을 발달시킨 아이들은 정상적인 조건의 아이들에 비해 왜곡된 세계상을 발전시키면서 모든 관심을 자신의 열등감을 보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만 집중시키게 된다. 


"유아기 때부터 시작된 열등감은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그에 대한 보상 심리로 우월감에 대한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


그것들은 사소한 형태로는 가족 내에서 부모의 사랑을 놓고 다투는 형제들 간의 경쟁이나 학교에서 벌어지는 점수 경쟁으로 나타나지만, 범위를 넓혀 보면 인간 삶의 크고 작은 모든 권력 관계 속에 나타난다. 심지어 가장 평등해야 할 친구나 연인 관계, 부부간에도 우위(권력)를 차지하고자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투가 계속되기 때문에 인간은 따뜻한 동지애를 잃어 버리고 서로에게 높은 담을 둘러치며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 그로부터 연유한 갈등과 고통은 좀처럼 극복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인간들은 죽을 때까지 그것에서 놓여 나지 못하고 그것과 씨름하게 된다. 


우월 욕구(권력 욕구)가 크면 클수록 개인의 삶은 온갖 종류의 투쟁 관계 속에 놓이며, 그것에 집중하는 사이  주변과의 관련성과 친밀성을 점점 잃어 버리게 된다. 실현될 수 없는 높은 야망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인생의 문제를 직면해서 올바르게 해결하지 못하고 점점 멀어지며 혼자만이 세계에 틀어 박히거나 공상 속에서만 우월감을 맛보기 때문에 신경증적 증상으로 발전해 간다. 그들 노력은 거의 대부분 무익하고 쓸모 없는 것이 되어 버리며 참다운 자기 인식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살멩서 필수불가결한 사회적 감정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다. 이렇게 해서 공동체 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우월감의 만족만 추구하기 때문에 인생의 여러 문제에서 도피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서도 자신의 노력을 투입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노력을 착취하고 자신만의 이익을 쫓으려는 경향을 나타낸다. 


열등감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면 개인에게나 사회, 인류의 이익에 공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과도한 열등감에 짓눌려 주변 사람들에게서 받은 피드백을 잘못 인식하고 해석함으로써 더욱 그릇된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 노력 속에서 그의 모든 행위는 우월감을 향한 질주와 다름없게 된다. 그 우월감은 그에게 최종 목표인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는 그의 은밀한 존재 이유가 된다. 열등감이 클수록 그에 비례해서 권력과 우월감을 향한 그의 노력은 과장되고 극렬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과도하게 커져버린 우월성의 추구가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하면 자아는 위축감을 느끼게 되고 고립적 행동으로 발전하거나 자기기만 또는 자아도취 방향으로 왜곡되어 발전한다. 그것은 일반 사람들의 건강한 인식과 맞지 않는 것이며, 과도해지면 신경증적인 증상으로 변화된다. 그렇게 그는 주변 환경과 불화하게 된다.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는  투쟁적이 되며 평생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거나 한 사람과의 관계에만 집중하는 성격을 발달시키게 된다. 인생의 모든 고비에서 만나는 각종 어려움을 자신에게만 불리한 어떤 형벌이나 불운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과제 수행에 필요한 적절한 관심과 노력을 회피하게 되며, 그것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몰아 대거나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그로부터 빠져나갈 방법만 찾기 때문에 인생에서 실패할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그런 실패 또한 자신의 잘못으로 인식하지 않고 잘못된 방법과 수단으로 그것을 보상하려고 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자기 자신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만 초래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의 삶은 온통 승리에 대한 욕구로 가득 차며 온갖 종류의 승리감에 대한 호나상으로 넘쳐난다. 그의 관심은 자기가 남에게 어떻게 보이고 평가받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그사이에 삶과의 진정한 연관성이나 주변 사람과의 연관성을 잃어버리고, 현실 세계와의 접촉점을 잃게 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실질적인 의미나 가치가 아니라 외형적인 것,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자기가 어떤 평가를 받느냐 하는 것뿐이다. 허영심은 그를 무가치한 일과 노력에 몰아 넣게 만든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것이 다른 인간이나 생명이 있는 존재와의 감정이입을 억제하고 방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기는 놀이나 동물 학대 형태로 발산되기도 한다. 어른들의 경우에도 다른 사람과의 진정한 교류와 인간애를 방해해 진실된 친구를 갖는다는 일이 영원히 요원해져 버린다. 그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실패를 보며 즐거워하는 샤덴프로이데의 감정이 자라나며 , 밖에 있는 관찰자에게 그런 감정을 들키기도 한다. 


"또한 우월 욕구가 겉으로 과도하게 드러나는 형태를 허영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허영심은 만족시키기가 대단히 어려운 것으로서 눈덩이처럼 자꾸 불어나기 때문에 허영심이 심한 사람의 삶은 영원한 목마름에 허덕이는 가련한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가 흔히 보는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에 비유될 수 있다. 그들은 대개 모든 것이 파국으로 끝난 뒤 자신이 추구하던 삶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 절망과 고통 속에서 깨닫는다.


아들러는 사실 인간적 삶에서 열등감우월 욕구를 고통의 근원으로, 허영심을 만악의 근원으로 간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의 열등감을 이해하고 나면 아이를 교육하는 행동 규칙을 알 수 있게 된다. 아이의 삶을 힘들게 만들지 말고 삶의 비참한 면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보호하고, 가능한 한 삶의 밝은 면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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