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으로 살 수 있는 가성비 원탑 SUV
5월 1일에는 오전에 어머니를 어디 데려드리기 위해서 쏘카로 베리 뉴 티볼리를 대여했습니다.
2022 Ssangyong Tivoli Compact SUV 1.5 Turbo Petrol (X100)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V3 트림이며, 정확한 연식은 알 수 없지만 2021년 하반기 출고된 2022년형 모델로 추정됩니다. 눈에 띄는 점은 누적 주행거리가 무려 91,000km에 달한다는 것인데요, 이는 쏘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 차량의 인기를 방증하는 수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5년에 첫선을 보인 쌍용 티볼리는 올해로 벌써 출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벌써 10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지금은 다소 존재감이 희미해졌지만, 티볼리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국내 소형 SUV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 주인공이었습니다. 실제로 티볼리 출시 이전인 2014년, 국내 소형 SUV의 연간 판매량은 3만 2천여 대 수준이었지만, 불과 4년 만인 2018년에는 15만 3천 대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죠. 글로벌 트렌드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잘 만든 차' 티볼리가 시장을 견인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이 차량은 2019년 6월 출시된 ‘베리 뉴 티볼리’로, 1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입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기아 스토닉, 현대 베뉴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으며, 셀토스나 코나와도 비교되긴 했지만, 4,190mm라는 비교적 짧은 전장을 감안하면 체급 차이에서 오는 직접 경쟁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티볼리를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생각보다 옵션 구성이 꽤나 풍부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흔히 쏘카 차량은 이른바 ‘깡통 옵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차량에는 무려 243만 원 상당의 ‘파퓰러 컬렉션 패키지’가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너무 비쌉니다 ㅠㅠ)
이 패키지에는 9인치 HD 스마트 미러링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후방카메라, 양방향 풀 미러링(안드로이드 기반),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까지 기본 탑재되어 있어 편의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게다가 라디오 자동 주파수 변경, 음성인식 및 음성메모 기능, 화면 5:5 분할 지원, 실시간 음원 저장, AM/FM 라디오, TPEG, 지상파 HD DMB, USB 단자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도 갖추고 있어 차급을 고려할 때 매우 알찬 구성입니다.
여기에 더해 운전석에는 8-way 전동시트와 4-way 럼버 서포트가 제공되며,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에 통풍 시트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건 정말 기대도 하지 않았던 부분이라 꽤나 감탄하게 만들었죠. 솔직히, 이 정도 구성이라면 ‘준중형급 이상’에서나 기대할 법한 옵션들인데요, 티볼리에서 그것도 렌터카 사양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243만 원이라는 가격은 옵션 구성을 감안해도 살짝 높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대 쏘나타 DN8이나 기아 K5 DL3 렌터카에도 없는 뒷좌석 열선 시트까지 갖춰져 있는 걸 보면, 더 이상의 불평은 접어두는 게 맞을 것 같네요.
또한, 블루투스 연동 시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량 표시 기능도 제공되며,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나 멀티미디어 경험이 이전 모델보다 한층 개선된 느낌이었습니다. 2022년형 모델다운 최신 감각이 엿보이는 부분이었죠.
이처럼 티볼리는 단순한 ‘소형 SUV’를 넘어, 실용성과 편의성까지 챙긴 알짜배기 차량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작은 차체에 꽉 찬 기능,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아직도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워트레인은 1.5리터 GDi 터보 엔진과 아이신(AISIN)의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며, 후륜 서스펜션은 토션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 엔진, 무려 163마력의 출력을 자랑합니다! 참고로, 2025년형 현대 아반떼 CN7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1.6 스마트스트림 엔진이 124마력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39마력이나 더 강력한 셈이죠. 게다가 차량 크기나 무게까지 고려하면, 경쟁 모델 대비 민첩한 가속력은 꽤 인상적입니다.
티볼리의 주행 성능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탑재된 1.5 GDi 터보 엔진은 무려 최대 출력 163마력, 최대 토크 26.5kg·m(약 260Nm)에 달하는 준수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이는 동급 차량은 물론이고, 중형 세단급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수치입니다.
특히 저속에서의 응답성과 고속 구간에서의 꾸준한 가속력은 인상적입니다. 실제 체감 성능은 스펙보다 더 강력하게 느껴질 정도인데요, 제 경험상으로는 실제 출력이 180~190마력 수준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터보랙도 적고, AISIN 6단 자동 변속기의 변속감도 부드러워, 일상 주행은 물론 약간의 ‘스포티 드라이빙’까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한번 본격적으로 주행해 보았습니다.
오전 7시 무렵, 공휴일이었던 덕분에 도로는 거의 텅 비어 있었고, 덕분에 보다 자유롭게 차량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죠. 어머니를 목적지에 모셔다드린 후, 제가 개인적으로 ‘과속 맛집’이라 부르는 잠O대교 방면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SPORT)로 전환한 뒤, 직선 구간에서 풀악셀을 밟았습니다.
그 결과, 무려 시속 190km/h까지 가속이 가능했습니다! 이 정도면 이 차급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의 퍼포먼스입니다. 가속 시 답답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속도 상승이 매우 매끄러웠습니다. 고속 주행 안정성 역시 꽤 괜찮았고요.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이전 세대 티볼리에서 느꼈던 울컥거림이 말끔히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도 6단 AISIN 자동변속기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초반 가속이나 정속 주행 중 변속 충격이 자주 느껴졌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베리 뉴 티볼리에서는 그런 불쾌한 반응이 전혀 없었습니다. 변속 세팅이나 엔진 응답성 등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진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주행 모드가 ‘노멀(Normal)’과 ‘스포츠(Sport)’ 단 두 가지뿐이라는 점은 다양한 운전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약간은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최근 경쟁 모델들이 컴포트, 에코, 스노우 등 다양한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 점을 감안하면, 차후 개선을 기대해볼 만한 부분입니다.
쌍용차는 과거 ‘투박하다’,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티볼리 이후로는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실내 마감은 동급 대비 꽤 준수한 수준으로, 가죽 재질 시트의 퀄리티나 대시보드 상단의 소프트 터치 소재는 한층 고급스러워졌습니다.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 버튼류, 기어 노브 등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의 조작감도 만족스럽습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도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실내 조명의 분위기도 꽤 신경을 쓴 모습입니다.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가격 대비 감성 품질 면에서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수준입니다.
기어 변속기 칼럼은 묵직합니다. 변속할 때 약간 힘을 좀 줘야 하나, 큰 단점이 될만한 부분은 아닙니다.
베리 뉴 티볼리 V3 트림은 단순히 소형 SUV의 범주에 머물지 않습니다. 전면에는 LED 안개등과 LED 주간주행등(DRL)이 적용되어 있어 낮이나 밤이나 한층 세련된 인상을 자아냅니다. 후방 안개등도 기본 적용되어 안전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챙겼죠.
여기에 리어 스포일러와 패션 루프랙까지 더해지면서, 도심 속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뿐 아니라 간단한 레저 활동까지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준비된 SUV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무엇보다도 17인치 5스포크 휠은 디자인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습니다. 과도한 꾸밈 없이도 도회적인 감성을 잘 살렸고, 티볼리 특유의 젊고 생기 있는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줍니다.
그리고 소형 SUV라고 해서 안전 사양이 부족할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이 차에는 중앙차선 유지 보조(LKA), 앞차 출발 알림(FVSA), 긴급 제동 보조(AEB), 전방 추돌 경고(FCW), 차선 이탈 경고(LDW), 차선 유지 보조(LKA), 부주의 운전 경고(DAW), 안전거리 경고(SDW), 스마트 하이빔(SHB)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아낌없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현대기아차 못지않은 상품성"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격 대비 따져보면 티볼리가 제공하는 가성비는 상당히 뛰어난 편이죠. 특히 생애 첫 SUV를 고려하는 운전자, 혹은 실용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원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형 SUV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인 연비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인 복합연비는 약 11~12km/L 수준(도심 기준 약 10km/L, 고속도로 기준 약 13km/L 전후)으로, 절대 좋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터보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입니다. 기름을 많이 먹는 만큼 그만한 성능을 제공합니다.
4200mm 이하의 전장에도 불과하고 뒷자석도 상당히 넓습니다. 시트 재질감도 기대 이상으로 좋고요. 거기에다 센타 암레스트 까지 있어서 고급스러움이 한층 더 강조된다고 생각합니다.
2천만원으로 살 수 있는 가성비 원탑 SUV
연비가 우려되면 1.6 자연흡기가 최적의 선택
2시간 가량 티볼리를 시승해보며, 약 4년 전 경험했던 초기형 티볼리와 비교해 상당히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주행 질감, 편의사양, 전반적인 완성도 등에서 확연한 발전이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2022년 말 쌍용자동차가 KGM(Korea Global Motors)으로 사명을 바꾼 이후 브랜드 자체가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토레스 EVX, 무쏘 픽업트럭, 그리고 액티언 콘셉트 등 매력적인 신차들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KGM의 브랜드 가치와 대중적 인지도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죠.
티볼리는 출시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민 소형 SUV’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실속 있는 선택지입니다.
콤팩트한 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퍼포먼스, 예상 이상의 풍부한 옵션 구성, 합리적인 유지비, 그리고 도심과 교외 모두를 만족시키는 공간 활용성까지. 최신 세대 차량들과 비교해 일부 아쉬움은 있을 수 있지만, 중고차나 렌터카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성비 최강 소형 SUV’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쟁모델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티볼리는 앞서 언급드린 매력 덕분에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운전자에게 ‘작지만 알찬 SUV'로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 제 시승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