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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배 Apr 02. 2022

“지금 기업들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

제가 우리 신문의 독자나 광고주, 그리고 기업 관계자나 소비자 분들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드리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은 넓고, 기업은 많다”는 것입니다. 


이 말의 속뜻은 이렇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이 4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첫째, 하늘의 별입니다. 둘째는 이 지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셋째는 그 사람들이 가족을 이루고 사는 가정입니다. 그리고 넷째가 바로 기업입니다. 


이 가운데 하늘의 별이나 지구에서 사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과 가정은 ‘자연의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라고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기업’은 별이나 사람, 가정 같은 세 가지 요소들과는 또 다른 존재입니다. 기업이란 말 그대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조직’입니다. 게다가 기업은 한 사람이 1개씩만 설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서 10개, 100개, 1000개도 세우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기업을 설립해서 운영을 하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에 기업이 지구상에 사는 사람이나 가정보다는 많을 수가 없을 뿐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만드는 제품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사실 숫자로만 따진다면 이 세상에 있는 기업들의 수보다 그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의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경쟁’은 기업이 피할 수 없는 숙명


이렇게 많은 기업, 그리고 제품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업'을 하는 기업의 숙명입니다. 


그러니 어떤 기업이든 가리지 말고 ▲기업의 경영과 ▲제품 개발과 생산 ▲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기와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을 제공하기 위해 1년 365일 24시간 노력과 정성을 다 해서 마침내 살아남고, 성장해서, 꼭 성공을 하시라는 것입니다. 


물론 기업을 스스로 창업해서 오너로 직접 경영하시는 분이나, 직원으로 출발해서 능력을 인정받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신 분들은 모두 기업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 쉬지 않고 노력하십니다. 


그렇지만 모든 기업들이 다 같이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몸 담고 있는 곳은 경제 분야이고, 그 중에서도 산업 분야입니다. 그리고 기업이 하는 일은 제품이나 용역(서비스) 같은 상품(商品)을 만들어서 시장에 내다 파는 것입니다. 


그러면 시장의 주인공인 소비자들이 기업들이 내놓은 상품 가운데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 구입하지요. 이것이 기업들이 하는 일인 동시에, 경제라는 영역과 시장에서 일어나는 생산-유통-판매-소비의 순환 사이클입니다.


◆소비자는 언제나 상품 ‘하나’만을 산다 


문제는 기업이 시장에 내놓는 상품이라고 해서 소비자들이 모두 구입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자기앞에 놓인 여러 개의 상품 가운데서 마음에 드는 상품 하나만을 선택해서 구입합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 많아도 소비자가 사용하거나 소비할 것은 딱 1개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어떤 소비자들이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같은 제품을 2개, 3개씩 사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소비자라고 하더라도 10개 회사가 시장에 출시한 10개의 상품을 하나씩 골고루 구입해 주지는 않습니다. 소비자로서는 그렇게 많은 상품이 필요하지도 않고, 또 그럴 만한 돈도 없는 까닭입니다. 


모든 기업과 시장의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기업은 많고, 기업이 시장에 내놓은 상품도 많은데,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은 1개밖에 안 되니 문제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공급은 많고 소비는 부족한 상황이 되면 기업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서로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기업들이 ‘시장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토록 발버둥을 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니 기업과 경영자, 그리고 기업이 내놓는 상품이 감수해야 하는 ‘시장경쟁’이 기업의 숙명이 되고, 기업의 1차적 목표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쟁’이란 근본적으로 각자가 가진 능력을 바탕으로 삼아서 서로의 우열과 승패를 가리는 과정인 동시에 그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기업 간의 ‘시장경쟁’에서도 승리자와 패배자라는 구분이 생기게 됩니다. 설령 모두가 패배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1등과 2등, 3등과 4등 같이 결과에 따른 ‘순위’가 정해지기 마련입니다. 


만일 각자의 우열과 승패, 그리고 순위가 정해지지 않는 ‘경쟁’이 있다면 그 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경쟁을 ‘공정하고, 공평하며 정의로운 경쟁’이라고 말할 수도 없겠습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시장경쟁에서 이기는 길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숙명과도 같은 ‘시장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아마도 생산-유통-판매-소비로 이어지는 ‘시장’의 구조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즉,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구매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상품’을 생산해서 성공적으로 유통시키고 판매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라는 얘기지요.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어떤 분들은 “그것은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 아니냐? 그것은 사업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 아니냐?”라고 반문(反問)하실 지도 모릅니다. 하기야 제가 보아도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경제학과 경영학이 탄생한 이래 이 지구상에서 활동했던 수많은 경제학자와 경영학자가 쓴 책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장이 바로 “기본이 중요하다. 기본에 충실하라. 기본으로 돌아가라.”라는 것이라고 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이란 곧 생산-유통-판매-소비를 의미하는 것은 다시 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업이 ‘기본’을 지키면서 사업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모든 기업들은 생산-유통-판매-소비로 이어지는 사업의 사이클을 잘 작동시키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운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은 열에 하나, 백에 하나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기업들이 ‘기본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사업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몹시 어렵습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관계자조차 “우리나라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돌입했다"는 말을 할 정도입니다. 


지난해 폐업을 한 업체가 90만개를 넘었고, 올해는 100만개를 넘을 것이라는 ‘흉흉한 뉴스’도 언론매체에 빈번하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중소기업보다도 더 작은 소기업과 자영업자 수준의 업체가 대부분인 우리 조명업체들은 또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면 저도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그럼 이렇게 힘든 시기는 과연 언제쯤 끝이 날까요? 그 때가 언제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다만 이렇게 어려운 시기가 단 1분 1초라도 빨리 끝나기를, 그래서 하나라도 더 많은 조명업체들이 이 어려움 속에서 살아남기를 진심으로 기원할 뿐입니다. 

/글 : 김중배 [한국조명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 조명평론가. 


# 이 글은 [한국조명신문] 2018년 9월 3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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