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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배 Apr 02. 2022

시계 수리 명인 ‘김형석 미남사 대표’ 이야기

제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곳곳에 ‘시계수리점’들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차고 있던 시계가 고장이 나면 의례 동네에 있는 ‘시계수리점’을 찾아가 수리를 맡겼습니다. 


백열전구 스탠드 앞에 앉아 돋보기를 눈에 끼고 핀셋으로 시계 부품을 하나하나 집어내 ‘라이터 기름’으로 ‘분해소지’를 하면서 시계를 수리하던 ‘시계수리점’ 아저씨들의 모습은 아직도 제 기억에 생생합니다. 


하지만 값이 싼 디지털시계가 나온 뒤부터는 이런 ‘시계수리점’들은 하나씩 자취를 감췄습니다. 디지털시계는 고장도 잘 나지 않는데다가, 고장이 나더라도 가격이 싸기 때문에 굳이 수리를 맡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고장이 난 디지털시계는 그대로 버리고 새로 나온 디지털시계를 사면 됐으니까요.


이런 세태의 변화 때문에 지금은 일부러 ‘시계수리점’을 찾아다녀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계수리점’이 전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시계수리점’은 있습니다. 다만 그 숫자가 대폭 줄어들었고,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업체가 많아서 보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 '한국 시계 수리 분야의 최고 장인'으로 유명한 인물 


많은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사실 ‘시계 수리’는 매우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일입니다. 아날로그 시계의 경우 부품의 수만 해도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리고 모든 부품이 순서에 맞게 제대로 조립이 되지 않으면 시계는 절대로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시계의 종류 역시 수도 없이 많아서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연습을 하지 않으면 금세 시대의 흐름에 뒤쳐져서 ‘업계’에서 도태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다보니 오메가를 비롯한 명품 시계를 자유자재로 수리할 수 있는 ‘명품 클래스’의 ‘시계 수리 장인(匠人)’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그런 ‘시계 수리 장인’ 가운데 한 분이 우리나라의 ‘시계 수리 명인’으로 불리는 ‘김형석 미남사 대표’이십니다. 


김형석 미남사 대표는 50년을 명품시계 수리에 종사해 온 분입니다. 서울시내 남대문과 종로 4가 일대에 형성돼 있는 소위 ‘시계 골목’의 ‘시계수리상’들은 이 분야의 최고 고수(高手)로 김형석 미남사 대표를 꼽는다고 합니다. 


김형석 미남사 대표는 시계 수리 실력도 고수이려니와, 평소에 “시계수리산업에 대한 실력을 시스템화 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 끊임 없이 '한국 시계 수리 산업 육성'을 주장해 온 주인공 


김형석 미남사 대표는 “시계 제작보다 시계 수리가 더 고차원의 작업이며, 시계에 관한한 모든 브랜드와 모든 트렌드, 모든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해석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김형석 미남사 대표의 말에 따르면 “파텍필립, 브레게,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같은 스위스 시계 브랜드와 아랑게 운트 조네, 글라슈테 오리지널 같은 독일 브랜드들이 최고의 시계 브랜드가 된 것은 그 나라 시계 산업이 갖고 있는 기업과 인재 육성 시스템의 덕분”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스위스는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방식의 수작업이 지니고 있는 힘을 조직화해서 국가를 대표하는 정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했다고 합니다. 


현재 칠순을 넘긴 김형석 대표는 “약 50~ 60명 정도로 파악되는 우리나라 시계 수리 분야의 고수들의 실력은 세계정상급이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이 모두 개인수리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그들의 실력을 전혀 조직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국가가 나서서 이들이 지닌 시계수리산업에 대한 실력을 조직화 시스템화 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 언론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김형석 미남사 대표는 지난 5월 15일에도 중소벤처기업부의 박영선 장관에게 “시계 수리 산업에 대한 실력을 시스템화 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물론 시계산업과 조명산업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형석 미남사 대표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세상에 나서서 “시계 수리 산업을 우리나라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알리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나서서 목소리 높여 자기가 몸담고 있는 산업을 국가가 육성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은 많지가 않습니다. 그런 분이 있는 한 “우리나라의 시계 수리 산업은 언제인가는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글 : 김중배 [한국조명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 조명평론가. 


# 이 글은 [한국조명신문] 2019년 6월 1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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