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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배 Apr 02. 2022

요즘 기업들은 어떻게 ‘코로나 위기’를 넘고 있을까?

세상을 살다보면 아주 사소한 일이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완전히 뒤바꿔 놓는 일이 결코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종종 눈으로 보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40년 전에 혼자서 시골을 여행하던 한 남자 대학생이 하루에 두 번밖에 지나가지 않는 시외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그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고, 그날 밤 거리 구경을 나갔다가 우연히 만난 비슷한 또래의 한 여대생을 만나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했다는 얘기 같은 것이 그런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때로부터 40년이 지나서 두 사람이 아들딸을 낳았고, 그 아들딸들이 다시 자라서 좋은 배필들을 만나 결혼을 한 뒤 또 자녀를 낳아 두 부부의 결혼기념일에 수 십명의 대가족들이 모여 기념 가족사진을 찍었다는 데까지 얘기가 이어지면 40년 전에 우연하게 버스를 놓친 일 하나가 참으로 커다란 ‘행복 스토리’로 성장했음을 알고 놀라게 됩니다.


◆‘우연한 일’로 달라진 ‘기업들의 운명’


하지만 이런 ‘우연’이 스토리 전체를 뒤바꿔 놓는 일은 기업들 사이에서도 흔하지 않게 발견됩니다. 


실제로,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가 창업 동료와 주주들에 의해서 쫓겨나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로 갔다가 다시 애플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만화영화로 거대한 콘텐츠 제국을 건설한 디즈니가 2006년에 스티브 잡스가 갖고 있던 ‘픽사’를 인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우버의 공동 창업자인 개릿 캠프가 한 해 마지막 날 저녁에 개인기사를 고용하기 위해 800 달러를 지불한 뒤에 ‘비싼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구상하지 않았더라면 '공유경제의 대표주자'라고 불리는 우버는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2007년 10월에 열렸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콘퍼런스 기간 동안 콘퍼런스가 열린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디자이너들이 호텔을 잡지 못해 쩔쩔 매는 것을 보고 자기네 방을 디자이너들이 묵을 곳으로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를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가 짜내지 못했다면 지금의 에어비앤비도 없었을 것입니다. 


◆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사례들


이런 사례들을 살펴보다 보면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아주 사소하고 우연하게 떠오른 아이디어 하나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행한 일은 실제로 이런 사례들이 지금 우리 주변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우리와 가까운 예로, 서울 광장시장 먹자골목에서 ‘박가네 빈대떡’을 운영하는 추상미 대표는 ‘박가내 빈대떡’의 3대 사장으로서 지난 추석 때 ‘차례상을 새벽배송하는 앱’을 개발해 엄청난 호응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투자자들이 투자를 끊는 바람에 자금난에 빠진 국내 스타트업들은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투자자에게 기술과 회사를 알리고 투자자를 유치하는 행사인 ‘비대면 데모데이’를 개최해서 중국의 관련 업체들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가방공장 60개가 모여 만든 ‘양천가방협동조합’은 국내산 원자재와 부자재를 이용해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인 ‘란트(RANT)'를 만들어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인 삼성전자는 요즘 투자자들이 ESG(환경, 사회적책임, 기업 지배구조)평가를 중요시하는 새로운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내년부터 반도체사업장을 대상으로 ESG평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국내 콘텐츠 분야 1위 기업인 네이버와 물류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은 제휴를 맺고 서로 협력을 하기로 했습니다. 소위 1등 기업끼리 힘을 합쳐서 업게에서 최강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입니다. 


최근에 다시 문을 연 외식업체 ‘빕스’는 중저가 메뉴 대신 ‘고급 메뉴’를 개발해 전면에 내세우고, ‘배달’도 시작해 가격경쟁이 보편화된 외식시장에서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


국내 기업들의 이런저런 ‘코로나19’ 대응책들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띕니다. 그것은 거창한 기술이나 대대적인 자금 투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지만 다른 업체들이 하지 않는 ‘차별화된 방식’을 아이디어로 삼아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길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시설, 대규모 투자 같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해서 실천하는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렇듯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노력은 다종다양합니다. 이런 국내 업체들의 실전 사례 속에서 국내 조명업체들이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 김중배 [한국조명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 조명평론가. 


# 이 글은 [한국조명신문] 2020년 11월 1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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