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댕기머리

살구꽃 핀 그곳에 하얀 댕기머리 휘날리며 달려가야지

by 한은혜

아무도 관심 없는 그날

고향으로 가는 열차표 두 장만 끊자


허리 꼬부라진 남편 손 잡고

가자


고향에서 먹던 두부밥, 인조고기밥

남편 좋아하는 언 감자떡, 입쌀떡 한가득 싸서

열차에 올라야지


한참을 가다 배고 플쯤

도시락 하나씩 풀어 배를 채우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눠줘야지


뿌~웅!

그런 기적소리 나지 않는 신식 고속열차

어찌나 빠른지


저 앞에 고향이 보이기 시작하면

어떻게 하지?


설레고 쿵덕 거리는 가슴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지


그 오랜 세월 지났는데

어릴 쩍 뛰어다녔던 그때와 똑같은 고향 마을


열차가 멈추자마자

하얀 댕기머리 휘날리며 뛰어가야지


살구꽃 핀 그곳에

하얀 댕기머리 휘날리며 뛰고 또 뛰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