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매번 낯설다
날아오르지 못한 폐부가
지상에서 펄럭거리는데
모든 비행이 네게 맡겨졌었구나
허름한 천 위로 맺히는 새벽의 이슬
너를 닮지 않은 물방울이 몸 위에서 미끄러진다
하늘 위를 날다가 하늘 아래에 머무르는 몸
그래도 항상 시야엔 하늘이 놓여있다
눈으로 쫓아가는 하늘의 수평선
이제는 낮은 비행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구나
스토브에 낀 메마른 녹
불꽃을 닮은 색이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추억이 부산스럽게
녹을 흔들고 그때마다 나는 바닥에 누운 몸으로
어렵사리 낮게 활강한다
이제는 몸에 닿을 수 없는 뜨거운 공기는
마음에 머물러 더 이상 둥글게 살 수 없는데
그럼에도 간간히 펄럭이는 동체
너로 불어오지 않는 바람은 매번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