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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늦된 사람 Aug 26. 2022

D-64

불안을 선택한 사람들, 또는 도전에 내몰린 사람들

3월 중순부터 달려온 수험생활이 60여 일 남았다.

학업과 병행하는 것은 힘에 부치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했다. 내가 나를 왜 이렇게까지 괴롭히나 싶다가도 마음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그놈의 꿈이라는 것을 도저히 외면하지를 못 하겠다.


1학기는 학업을 병행하며 토익(마흔 넘어 처음 응시해봤다. 응시료는 비싸고 문제는 어려웠다.) 한국사 능력시험을 다달이 도장깨듯 허들을 넘었다. 아마도 중간고사를 치른 후, 식당 폐업을 결심한 것 같다.


컨테이너에서 여름내 익어가듯 시험공부를 하다 얼마 전부터 읍에 있는 도서관에서 하기 시작했다. 밤10시 열람실 문을 닫는 때에 함께 나서는 사람들의 연령이 친숙하다. 직장을 마치고 자격증 준비 등의 시험공부를 하는 아재들이다.


수험 생활은 오롯이 나와의 싸움이다. 무엇보다 매일 덮치듯이 다가오는 불안함을 조절해나가는 것. 시험이 다가올수록 큰 파도 앞에 마주한 것 같다.


퇴근 후, 눕고 싶은 무거운 몸을 돌려 책상 앞에 앉은 우리들은 스스로 불안을 택한 것인지 먹여살리고 살아남기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인지...

알 수 없지만.

열람실은 자기 갈 곳으로 무던히 혹은 꾸역꾸역 향하려는 소리없는 아우성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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