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 7년차 직장인.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몸이 점점 무거워진다. 체중은 늘고, 마음은 자꾸 처진다.
거울 속의 나는 여전히 나인데, 한숨만은 예전보다 깊다.
사람들은 말한다.
“요즘은 똑똑하고 예쁘지 않아도 자기 관리 잘하는 사람이 많다”고.
그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지만,
언제부턴가 나의 시간은 ‘나’를 위해 쓰이지 않고 있었다.
어느새 내 삶의 3분의 1쯤은 흘려보냈다.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어떤 나’로 살아가고 있는가 묻게 된다.
나 자신을 꾸미거나 가꾸지 않은 지 벌써 몇 해가 흘렀다.
친구는 직장인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닌데, 나는 여전히 망설인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까.
명예일까, 아이일까, 아니면 돈일까.
그 어떤 대답도 온전히 내 마음을 채우지 못한다.
하루의 대부분은 일로 채워진다.
남은 시간의 3분의 1은 퇴근길에 흩어지고,
그 중의 일부는 아이를 돕는 데 쓰인다.
그리고 나에게 남는 시간은 —
도대체 얼마나 될까.
어쩌면 나는 매일,
누군가의 엄마이자 직장인으로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 틈에서 ‘나’는 점점 작아지고,
이따금 고요한 밤,
묻는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언젠가 내 머리에도 잘 어울리는 날이 오기를,
연말이면 운동하며 웃는 사람들처럼
조금은 활기차고, 조금은 단단한 내가 되기를 바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면,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나를 다시 시작해야 할 시간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