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엄마랑 지금 숙제를 해야 한다고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by 빛별

바쁜 출근길. 유치원 등교를 준비하는 아이와 함께 나가려 발까지 신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가져갈 숙제가 이제야 생각났는지 아이는 떼를 쓰기 시작했다.


아빠와 숙제를 하고 조금 늦게 나가는 방법,

엄마가 선생님께 전화해 주는 방법,

조급한 마음을 다잡고 제안해 보았지만, 아이는

'지금 엄마와 숙제를 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 급기야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사실 어제 자기전에 숙제를 할 것이냐 물었음에도 피곤한지 아이는 잠이 들었었다. 그런데 바쁜 출근 시간에 지금 숙제를 나와 해야 한다니...조금만 지체했다간 지각이기 때문에 물러설 곳도 없었다.


'오늘 저녁 엄마와 숙제를 하고 엄마가 유치원에 숙제를 제출해 주겠다.'로 썩 타당하지는 않지만 아이와 극적 합의를 했고 아이는 현관문을 나섰다.


찰나의 순간, 나는 아이와 마주보았다.


"엄마는 너의 숙제는 도와줄 뿐인거야. 너의 숙제이고 너의 할일인 거지. 어제 저녁에 엄마가 너에게 할거냐고 물어봤고 너는 대답없이 잠들었어. 너가 결정한고 그 책임도 너가 지는거야. 이해했어?"


아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대화는 마무리되었고 출근길 나는 홀로 생각에 잠겼다. 과연 6살 아이에게 적합한 교육이었을까. 그리고 거짓말처럼 "엄마, 오늘 숙제가 뭐였어요?" 라고 엄마에게 묻던 초등학교 1학년때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아 공중전화기에서 엄마께 도움을 요청하던 모습까지..


그런데 나는 6살인 너에게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니..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 내아이의 엄마는 워킹맘이고 2. 너는 나를 훨씬 뛰어넘는 인재로 성장할 것이니.. 앞으로도 이것에 대한 조기교육은 계속하겠다 생각했다.


나 또한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지만, 나도 아이도 단단하게 이겨내고 성장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