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를 보며 커피를 마시다 문득 예전 부서에서 소위 '부잣집 아들, 더 부잣집 사위'였던 분이 생각났다.
그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한 팀으로 일했기 때문에 같은 배를 탄 운명이었지만, 그와 나의 현실은 항상 달랐다.
나는 정신없이 일에 치였고, 화가 나있었으며,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웃고 있었고 집에 빨리갔으며 여유가 넘쳤다. 성격도 원만했기 때문에 주변의 미움을 사지도 않았다.
당시의 나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지 못했고 그냥 그 사람의 특징이라고 여겼다. 농담삼아 함께 탄 배가 가라 앉는다면, 나와 나의 다른 동료들은 배 지하에서 노를 저으며 어떻게든 배를 살리려고 소리지르고 있을때 그는 우아하게 배 상판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있을거라 말할 정도 였다.
시간이 흐르고 당시 어렸던 나의 직장시절을 돌아볼때 그 때의 장면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이제는 알것 같다. 그가 가지고 있었던 능력은 마법이 아니라 '여유'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언제나 동료들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고, 자신의 업무를 '미리미리' 처리 했다. 정세를 파악하고 있었고 '미리 처신'했다.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다른 사람에 대한 하마평을 할땐 '이미' 화장실에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 사단이 나고,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서로 머리를 뜯고 싸울거같은 눈빛과 말투를 할때도 귀신처럼 그 자리에 없었다. 그리고 태풍이 한차례 지나가면 그때 조용히 나타나 우아하게 일을 처리했던 것이다.
바쁨과 조급함을 의도적으로 멀리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졌다. 그 여유의 냄새를 맡은 윗사람들은 그를 아꼈고 문제가 생기면 그와 상의했다.
그렇게 그는 똑같이 주어진 상황에서도 우아하게 영민하게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부자', 스스로 일어난 사람이 그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역량이 이런게 아닐까. 어디에 있든 '여유'를 만들고 지키킬 수 있는 능력말이다. 이제는 그의 이런 냄새가 그의 고유의 것이라 치부하는것이 아니라 그렇게 따라 변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