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구조 안에 있는 거다
업무가 자꾸 밀린다.
일의 우선순위는 애매하고,
지시사항은 바뀌고,
바뀐 지시를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면
결국 내 책임이 된다.
실수가 나왔고,
보고가 늦었고,
누군가 불편했다는 이유로
“일을 못 한다”는 말이 날아온다.
정말 내가 문제일까.
사실은 안다.
일이 어렵다기보단,
이 구조 자체가
이미 정상이 아니라는 걸.
말은 소통이라 하면서
회의는 일방적이고,
책임은 공유라 하면서
결과는 혼자 감당해야 하고,
위는 내리고,
아래는 쳐다보고,
옆은 조용히 사라진다.
그러다 보니,
잘하는 사람도 결국엔 부서지고,
못하는 사람은 더 깊이 박히고,
아무 말 안 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이 안에서 실수를 줄이는 방법은
눈치 보는 일뿐이고,
내 몫을 지키는 유일한 전략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거다.
이런 판에서
능력만으로 버틴다는 건
그냥 바보짓이다.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
네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이 시스템이
사람 하나 제대로 못 품는 구조인 거다.
네가 문제가 아니다.
네가 속한 판이, 처음부터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