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회사를 지켜주고 있다.
“회사는 나한테 안정감을 준다.”
정말 그럴까.
그 안정감이
언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나.
실적 한 번 빠지면 분위기가 얼어붙고,
조직 개편 한 번이면 팀이 통째로 사라진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웃던 동료가
오늘은 퇴사 메일을 보내는 곳.
그게 회사다.
회사가 임시 울타리가 될 수는 있지만 영구적인 안전가옥이나 피난처는 못된다.
회사가 널 영원히 지켜주지 못한다.
그러나 너는 그런 회사를 위해
하나뿐인 너 자신을 조금씩 갈아 넣고 있는 중이다.
네가 쓴 보고서 한 장,
새벽까지 붙잡은 기획서 한 줄,
묵묵히 쌓아 올린 실적,
아무 말 없이 삼킨 감정들.
그렇게 조금씩 갈려 들어간 네 육체와 영혼이
회사를 조금씩 굴러가게 만드는 동력이다.
회사는 이걸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무심한 척 외면하면서 오늘도 믹서기 버튼을 누른다.
억울하고 분해서 그만두고 싶겠지.
그런데도 참고 있는 건
몰라서가 아니라,
그나마 여기 있는 게 덜 무섭기 때문이다.
말 안 하고 넘기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참고, 더 많이 포기하고,
결국 더 많이 이용당한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계속 남아 있는 건
회사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는
그걸 아주 잘 안다.
그래서 더 쉽게 사람을 쓰고,
더 쉽게 대체하고,
더 쉽게 가스라이팅한다.
다들 “언젠가 나갈 거야”라고 말하면서
그 ‘언젠가’를 무기한 미룬다.
그렇게 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결국 회사를 지탱하고 있다.
잠깐.
착각은 하지 말자.
회사는 너 하나 없어도 돌아간다.
하지만
“네가 없어도 괜찮다”는 말을
너 스스로 체념하며 받아들이진 말자.
그런 무기력한 태도는 종속적인 관계를 굳건히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수틀리면 침 한번 뱉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른 건 전부 내다 버려도 이것 하나만큼은 지켜야 한다.
회사는 널 언제든 대체할 수 있을지 몰라도,
너를 영원히 지배할 수 없고
너 인생을 절대 대신 살아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