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영선 여행가 May 29. 2021

조회장 운전하나?


이스터에서 온 선물을 전달해 드리고 난 후에도 나는 선생님댁을 자주 방문하였다. 

딱히 용무가 있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선생님의 작업도 도와드리고 사모님과 대화도 나누기위해서였다.


어느날 선생님께서 물으신다

"조 회장은 운전하나?" 

"요즘 운전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오늘도 운전하고 와서 혜숙이 집에 주차 했어요."


선생님께서 말씀을 이어가신다.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차로 대륙을 황단을 해 보려는 생각을 해왔어. 우리나라는 지구에서 제일 동쪽이지 않겠어?해가 떠오르는 곳이지 ....바다가 시작되는, 아니 끝나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지?

내가 앞으로 할 것 중 첫번째는 아버님의 일대기를 쓰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여행기록을 모은 사진전을 하고 싶어. 그리고 세번째 목표는 자동차로 대륙을 횡단 하는 것이야." 하신다.


나는 홍콩도 대만도 가기가 어려운데 (그당시엔 그랬었다) 세계의 양 대륙을 자동차로 넘어가시려는 교수님의 말씀을 진담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저 항상 여행에 매어 사시는 분이시니까 생각하시는 것도 다르시구나 그렇게만 생각했다.


"요 몇년 사이에 우리나라 자동차가 많이 좋아졌어요. 쌍용. 현대, 그리고 아세아 모두 지프차를 만들어요." 선생님께서는 단순한 자동차 세계여행이 꿈이 아니셨다. 우리나라가 만든 Made in Korea 차를 타고세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하신다.


(그당시 국산 지프차, SUV 들은 여기 잘 소개되어 있다: https://auto.zum.com/news/main_view?id=2584)


교수님은 함께 여행 할 사람을 찾으신다고 한다. 

여행을 좋아한다고 교수님을 찾아오거나 여행에 동행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동차 세계일주라는 몽상같은 계획에 흔쾌히 동참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 긴 여정을 위한 경비도 만만치 않을것이며, 체력이나 정신력도 보통을 넘어선 사람들이 어디 쉽게 찾아지겠는가? 교수님은 이뤄지지 않을 꿈을 꾸고 계신다. 


선생님은 이미 자동차 세계 여행의 굵직한 골자는 다 만들어 놓으신 것 같다. 나에게는 "어디를 지나서 어디를 가려는 데 그곳은 아직 개방이 안되서 .... 하시는 것으로 보아 많은 것을 조사하고 자세한 경로도 세세히 짜 놓으신 듯 했다. 함께할 여행자 6명과 자동차의 후원이 남은 과제인듯 했다. 그렇지만 교수님은 틀림없이 동행자가 나오리라고 낙관하신다. 


처음의 나는 고개만 끄떡였을뿐, 관심도 없었다. 

선생님의 여행 계획은 솔직히 내가 생각하는 여행 , 낭만과 설레임이 있고. 낯설고 물설은 곳에서 향수에 젖는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여행은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 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빠져 든다. 세계 유명 관광지만을 찾아 다니는 것은 여행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것은 유람이며 레져인것이다.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교수님처럼 세계의 오지를 누비는 탐험가가 되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집으로 돌아왔다. 선생님 댁에서 가져온 지도를 펴본다.

내가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이스터 섬으로부터의 선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