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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ie Park Dec 14. 2022

본능적으로

플라이두바이 승무원의 비행일기

/아흐메다바드비행이었다


아흐메다바드는 인도에 위치한 도시 중 하나로 관광 지도 아니고 로컬 도시로써 승객의 대부분은 인도인이다. 두바이의 관광산업이 다시 호황기를 누리면서 비행기에도 어김없이 가득 찬 짐들과 승객을 싣고서 출발하였다.


인도는 중동의 승무원들이 피하고 싶어 하는 도시 중 하나인데 이유는 인도 승객들의 무논리 무근본의 요구뿐만 아니라 물을 마시기 위해 비행기를 탔나 싶을 정도로 물을 많이 찾고, 청결이 보장될 수 없는 화장실 이용방법까지. 어떻게 해서든 피하고 싶으나 피할 수 없는 그런 비행 중 하나이다. 특히 큰 도시인 델리, 뭄바이, 봄베이가 심한편에 속하는데 비행을 하는 도시는 그나마 calm 한 승객들이 많았고, 밤 비행이었기 때문에 다들 잠에 취한 조용한 비행이었다.


/ 이건 뭐라고 불러? 나도 승무원이 되고 싶어!


비행기는 목적지에 도착해 승객들의 하기를 마친 후, 아흐메다바드의 그라운드 스태프를 만나 필요 서류를 넘겨주고 승객의 보딩을 기다리고 있던 중에 한 그라운드 스태프가 비행기 기내를 아주 흥미롭게 쳐다보고있었다. 내가 웃으면서 비행기 안이 신기하냐고 물어보니 자신이 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리고 시작된 그의 다양한 질문 이건 뭐냐고 부르고 이건 어떤 상황에서 쓰냐고 물어보고 그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내가 알려줄 수 있는 부분까지만 알려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대화를 이어갔다.


"너 승무원으로 일해보고 싶어?"

"응 나 승무원 하고 싶은데 여기서는 할 수가 없어"

"지금 우리 항공사 채용 중인데 지원해 보는 거 어때? 너라면 잘 할 것 같아"

"어.. 정말? 고마워 내가 오늘 마치고 한번 확인해 볼게"


그의 초롱 초롱하고 열정적인 눈빛에 나도 모르게 건넨 말이었다. 그에게서 예전의 내 모습이 보였고, 순수하게 질문하고 아이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에 그가꿈을 이룰 수 있기 바랐다.



/ 동시간에 10개의 항공사가 출발한다구요!!


아흐메다바드에서 다시 두바이로 출발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늦지 않게 다시 탑승을 시작했다.

그런데 타기로 예정된 승객 중 7명이 탑승을 하지 못했고, 그들을 기다리기 위한 무한한 대기가 시작되었다.

그라운드 스태프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3명의 승객이 아직 입국심사를 마치지 못한 상황이고 그들을 빠르게 데려가기 위해 그라운드 스태프들이 동행하는 중이라고 한다. 나는 현재 공항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공항이 바쁜지 물어보았다. 지금 10개의 항공사에게 비슷한 시간대에 출발을 하다 보니 공항은 크레이지의 상황이라며 힘듦과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그라운드 스태프 말했고 나는 눈으로 볼 수 없었지만 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이 충분히 갔다. 그야말로, 서로 먼저 가기 위한아비규환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말없이 시원한물을 건넸다.


약 20여 분의 기다림 끝에 승객들이 서둘러 탑승을 했고 비행기는 두바이로 순항 중이었다.


/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행동하고.


한참 밀 서비스를 하던 와중 앞쪽 열에서 소리침이 들렸다.


"Hello Hello Excause Me!!!!!!! Madam!!!"


뒤를 돌았고 승객들이 얼른 자신들의 쪽으로 오라는 듯이 손짓을 서둘러 하기 시작했다. 밀 서비스하던 것을 멈추고 그쪽으로 다가가니 한 승객이 무의식에 가깝게 고개가 떨어져 있었고 순간적으로 이건 큰일이 났을지도 모른다는 본능적인 생각을 했고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Hello Sir Can you hear me?"


승객의 어깨를 두 번 쳤고, 승객이 내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의식이 있는지 확인을 시작했다. 희미하게 내 목소리에 반응을 하긴 했으나 몸에 힘이 없이 축 늘어져있었다. 옆자리에 부인으로 보이는 승객에게 혹시 어떤 상황이냐고 하니 서툰 영어로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아프다. 지금 숨을 쉬기 힘들어한다고 했다.


그것을 듣자마자 얼른 시니어에게 상황을 알렸고 주변승객들에게 인도어와 영어가 가능한 승객을 찾았다. 근처에 있던 승객이 자신이 가능하다고 했고 나를 돕기 시작했다. 나는 좌석앞에 멀미를 대비해서 꽂혀진 하얀 봉투와 볼펜을 꺼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승객에게 질문을 했고 승객은 다시 아픈 승객의 동행자에게 빠르게 전달하며 질문을 이어갔다.

어떤 증상인지? 알레르기는 있는지? 언제 마지막 식사를 했는지? 원래 아픈 곳이 있는지? 약은 언제 먹었는지 등등 필요한 내용을 적어내려갔고 그러는 와중 승객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점점 더 쉬기가 어렵다고 해서 산소통을 다른 동료에게 부탁을 해 가져다 달라고 하며 기내에 의사가 있는지 확인을 부탁했다.


나는 승객들에게 민간요법으로 멀미를 대비해 꽂혀진 봉투를 꺼내 승객에게 여기에 대고 천천히 숨을 쉬어보라고 했다. 한 승객이 자신의 의사라고 하며 왔고 승객의 증상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승객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의사는 승객을 한참 확인하더니 나에게 혹시 주스나 단 음식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바로 떠오른 혹시 저혈당 증세냐고 하니 그렇다고 했다. 바로 갤리에 있던 사과주스를 승객에게 가져다주었고 승객을 천천히 들이키기 시작했다. 한 번 더 산소마스크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니 아픈 승객은 조금씩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말을 하며 큰 숨을 내쉬며 식은땀을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혈당 증세는 처음에 단 음식을 먹으면 괜찮아지지만 그 이후에 혈당이 낮아지며 구토 증세가 생길 수 있어 승객에게 필요한 물품을 챙겨 서둘러 다가갔고 내가 내민 준비물에 바로 답답했던 것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가 쏟아내는 것을 받으면서도 한 번도 더럽거나 비위가 상한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등을 쓸어주며 최대한 편안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시원한 물을 건네며 상태를 확인했고 땀을 닦아주었다. 그는 한결 편안해 보였고, 남은 비행시간 동안 잠을 청하며 조금은 나아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지나 두바이에 도착했고 먼저 도착한 앰뷸런스에 그를 인계하였고 괜찮아지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

그는 고맙다고 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비행기에서 앰뷸런스로 옮겼다.




/ 예쁜 하늘에게 위로를 받았다.


이번 비행에서 굉장히 놀라운 광경과 모습들을 발견했다.


우선 승객들에게 나는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 사실 인도 승객들은 조금만 더 친절함으로 다가가면 오호라! 하며 먹잇감이라고 생각이 하는지 그때부터 자신이 캐빈의 왕이라도 되는 마냥 디멘딩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먼저 다가가지도 그렇다고 멀어지지도 않는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며 승객들을 대했다. 이번 일에서 승객들이 알아서 자리를 내어주고, 한 승객을 돕기 위해 나서고 상황이 끝난 후 나에게 도와줘서 고맙다. 수고했다. 너 진짜 대단하다.라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해주는데 감동에 눈물이 핑 돌 뻔했다. 그리고 난 지금껏 선 긋기 서비스를 했던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다른 모습은 내가 나에게 놀랬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비위가 굉장히 약한 사람이고, 더러운 것을 쳐다보지도 못해 인상을 찌푸리기 다반사였다. 신기하게도 이번 상황에서 나는 눈으로 보면서도 어떠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그걸 아무렇지 않게 치웠다는 것. 정말 이렇게 직업 본능이 생기는구나. 프로의식이 성장하는 구나라는 생각에 은근한 뿌듯함도 느꼈다.


퇴근길 해는 떠오르고 있었고 두바이 하늘에게 보기 힘든 구름들이 함께 예쁜 하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퇴근길 창밖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하며 하늘이 보여준 풍경에 그 승객이 더 이상 아프질 않길 바쁜 시간이었지만 잘 해낸 나를 위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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