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신문
《도마뱀 자세》
시연 전서영.
생물들 중에는 자신의 재생 능력을 믿고 직접 자기 신체의 일부를 잘라내서 천적으로부터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그중 대표적인 예는, 포식자를 만날 경우 꼬리를 끊고 달아나는 일부 도마뱀에게서 볼 수 있다. 몸에서 떨어졌지만 아직 파닥거리며 꿈틀거리고 있는 꼬리에 포식자가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그 사이 도마뱀은 어디론가 잽싸게 도망쳐 몸을 숨긴다. 이렇듯 자신의 몸을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자절하는 것을 방호자절(防護自折)이라 한다.
스스로 자기 몸의 일부를 잘라내는 자절(自折)은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행해지는 것이다. 자절의 영어 오토토미(autotomy)의 뿌리어는 그리스어이다, ‘스스로 절단하기’를 뜻한다. 스스로 끊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동물에게 마취를 하면 사람이 아무리 세게 잡아당겨도 자절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도마뱀의 자절은 척수반사에 의한 일종의 도피반사이다. 이것은 꼬리뼈 몇 군데에 미리 형성된 특정한 탈리절(脫離絶)의 탈골이며, 동시에 꼬리 괄약근을 수축하여 탈골 자리의 동맥을 꽉 눌러 출혈을 최대한 줄이는 형태도 보인다. 놀라운 생존전략이다.
이 작은 생물에게 어떻게 이런 지혜가
주어졌을까 생각하면 새삼 우주의 경이가 느껴진다. 섭리라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자연은 늘 자절하고 있다. 가을이 되어 낙엽이 지는 것도 그렇고, 겨울이 되면 만물의 성장 속도가 멈추는 것도 이 범주에 속한다 할 것이다.
우리 몸도 매 순간 자절하고 재생하고 있다. 머리카락이나 피부 각질, 생리혈 등을 우리는 계속해서 버리고 재생시키고 있지 않은가.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의 생물학자 론 센더와 론 마일로에 따르면, 매일매일 꼬박 3300억 개의 세포가 소멸과 생성을 반복하면서 그중 일부가 이상세포를 없애고 정상세포를 새롭게 나게 하는 세포자멸(apoptosis)도 크게는 자절로 볼 수 있다.
범어로 ‘웃탄 프리스타 아사나(uttan pristhasana)’를 ‘도마뱀 자세’라고 한다. 도마뱀의 형태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앞에 다리는 굽혀서 상체 옆에 붙이고, 뒤에 있는 다리는 무릎을 바닥에 대고 하거나 쭉 편 채 자세를 유지한다. 팔꿈치를 바닥에 대거나 손을 짚고 할 수도 있다.
앞쪽 허벅지 쪽에 대퇴근막 장근 및 대퇴 사두근 등을 강하게 자극하게 되어 시원함이 느껴질 수도 있으며 때로는 잘 안 쓰던 근육을 자극하기 때문에 쥐가 날 수도 있다. 고관절 및 서혜부, 골반 등을 시원하게 자극
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도마뱀 자세는 그간 살아오면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나 자신에게 기형으로 고착된 치명적인 장애물이 무엇인지 곰곰이 살펴보게 한다. 여기서부터 회복과 재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버림의 미학, 비움의 미학, 때로는 관계 맺기가 아닌 관계 끊기, 관계 단절까지도 생각하게 해준다. 잘못된 만남에 대한 절연(絶緣)까지도 말이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에게 근심·걱정·고통이 없는 삶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숙명과도 같은 것일 게다.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고 나면 예전과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도마뱀의 새로운 꼬리처럼, 그걸 이겨내야 그나마 내가 살아남고, 내가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험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옹골지게 지키면서 살아가는 작은 전사(戰士), 도마뱀처럼 오늘도 굳건히 땅을 딛고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도마뱀 자세를 통하여 불태워 본다.
“자, 이제부터 좌절(挫折)이 아닌 자절(自折)을 생각할 시간이다.”
'도마뱀'
살면서 상처없는 삶 어디 있을까/
그 상처 이겨내야 새 살도 돋는지라/
그것에 연연 않고 과감히 털어낸다/
놀랍도다 지혜로운 생존 수단/
그대의 새로난 꼬리 예사롭지 않구려
*울산신문
요가의 향기, 디카시로 담다(39)
《도마뱀 자세》
https://naver.me/xHECBqwG
*
#최진태문화칼럼니스트
#최진태요가
#최진태의요가로세상보기
#최진태의요가로세상읽기 #몸과마음을여는인문학오디세이 #요가의향기로세상을보다 #디카시로통영을담다 #부산요가명상원
#요가의향기디카시로담다
#디카시로통영톺아보기
#디카시 #디카시칼럼
#최진태디카시칼럼
#부산일보前칼럼니스트 #울산신문칼럼니스트
#한산신문칼럼니스트
#최진태시인 #요가마스터
#동래구청동래고을리포터 #운형최진태시인의디카시산책
#브런치스토리작가
#다향천리문향만리詩로담다
#gi7171gi@naver.com
#최진태시인의음악사랑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