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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 나무향기 Mar 29. 2022

[칼럼2] 긍정심리학으로 본
코로나 블루

     WHO가 지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식명칭을 ‘COVID-19’로, 우리나라에서는 한글 표현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줄여서는 ‘코로나19’로 부르기로 했다. 코로나 19가 나오기 무섭게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나왔는데, 이것은 “코로나 19와 우울한 기분을 뜻하는 블루(blue)”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보통 산모가 출산 이후 경험하게 되는 우울한 기분을 말할 때, 산후 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이라 칭하는데, 이처럼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나와 유행하고 있다. 상담 현장에서 볼 때,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내담자를 보면 대부분 ‘가슴 답답, 두통, 어지러움, 수면의 어려움과 막연한 불안과 걱정’이 많고, 과거에 정신과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좀 더 두드러지면서 적응의 취약성을 드러내곤 한다. 특히,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을 누구에게 대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데다가 밖으로 나가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평소보다 증상을 극복하기가 더 어려운 실정으로, 코로나 블루를 주 호소로 상담 장면을 찾은 내담자들이 늘고 있다.     


  필자는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들을 만나는 전문카운슬러로서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깊이있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행동의 제약이 주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기존에 해 오던 여러 이론들의 접근으로는 한계를 느낄 때가 있어서 개인 내적인 작업을 강조하는 이론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찾은 것이 “긍정 심리학”으로, 여기에서 긍정심리학에서 말하는 행복에 대한 개념을 빌려, 코로나 블루를 이기고 행복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긍정심리학은 학습된 무기력감(learned helplessness)을 발견했던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가 제창한 이론이다. 셀리그만 교수는 학습된 무기력감에 대해서 실험하던 중 특이한 사항을 발견했다고 한다. 자신의 힘으로 전기 충격과 소음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 있던 사람과 개 중에서도 1/3정도는 같은 상황이 재연됐을 때 희망을 잃지 않고 벗어나려는 시도를 했다고 한다. 즉 사람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반복된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은 뭘까? 에 대해서 연구하던 중 긍정심리학은 태동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긍정심리학의 일화는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살아가는데 큰 가르침을 준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기 충격과 소음처럼 어쩔 수 없는 비극적 상황에 노출된 사람 중 2/3는 힘든 사건들이 자신을 따라 다니며 훼방을 놓을 것이라는 부정적 정서에 갇혀 버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나에게 놓여진 이 고난들을 해석할 때, 불행이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현상이라고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렇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코로나 19가 우리 인생을 덮쳐버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라, 극복해내면 되는 한시적인 기간의 지나가는 힘든 현상으로 보는 긍정적인 시각일 것이다.      

  좀 더 세부적인 것은 셀리그만 교수가 제시한 행복의 공식인 'PERMA'를 보면 알 수 있다. PERMA는 긍정적 정서(Positive emotion), 몰입(Engagement), 긍정적 관계(Relationship), 삶의 의미(Meaning), 성취(Accomplishment)의 앞글자를 따서 지칭한 것이다.      


     먼저, 긍정적 정서(Positive emotion)는 말 그대로 긍정적인 감정상태를 의미하며, 기쁨, 희열, 따뜻함, 자신감, 낙관성이 여기에 속한다. 현재 코로나 블루 사태와 비교해 볼 때 사실 다소 동떨어지는 정서지만, 우리는 좀 더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정서를 가지기 위한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과 같이,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활동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때이다.       

 두 번째로 몰입(Engagement)은 ‘칙센트 미하이’ 교수의 연구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는 개념으로, 어떤 활동에 빠져들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을 의미한다. 몰입은 성공하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아마도 몰입과 긍정적인 정서는 매우 긴밀한 연결점이 있어 보인다. 나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일을 찾고 그것에 몰입하는 것. 이것이 코로나 블루를 이기는 첫 번째 열쇠라고 감히 말해 본다.     


     세 번째로 타인과 함께 하는 관계(Relationship)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시킨 요즘, 실천하기 힘들지만 SNS를 통한 랜선 만남을 통해 그동안 넓게 만났던 사회적 관계의 구조에서 일대일 식의 좀 더 깊이 있는 소통의 기회로 생각하는 건 어떨까? 사람마다 관계의 패턴은 다르지만, 그 누구도 타인과의 깊은 관계로의 소통과 공감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 번째는 의미(Meaning)라는 개념인데 이것은 자신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는 어떤 것에 소속되고 거기에 기여하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내 행동에서의 의미, 나의 가치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 시대가 되어 대부분 고립감에 시달리겠지만 고립이 아닌 ‘건강한 고독’이라는 개념을 가져와, 나의 진정한 의미 찾기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긍정심리학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성취(Accomplishment)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취는 남을 이기기 위해서나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취 그 자체가 좋아서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을 하기 위한 목적론적 접근이 아니라 일 자체에서 만족을 경험하는 존재론적 접근을 의미하는 것이다.      

  필자는 글을 마무리하며 긍정심리학에서 말하고 있는 행복의 조건을 재 해석해 본다. 긍정심리학에서의 행복이란 어쩌면, 타인과의 교류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Relationship) 진정한 행복은 내 안에서 작업해서 가치를 찾고 의미(Meaning)를 부여한 후, 스스로 ‘어제보다 나은 나’에 대한 성취감(Accomplishment)을 느껴서 행복감(Positive emotion)에 빠져드는 것이(Engagement) 아닐까? 코로나 19시기에,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 하는 당신에게 긍정심리학의 'PERMA'를 들어 새롭게 제시하며, 그 어느 때보다 내면의 힘을 끌어 올려 자신을 다지는 시기로, 코로나 위기를 나의 성장을 도모하는 기회의 시기로 삼고 살아가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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