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주니어가 CTO처럼 행동하기

by 무채색 개발자

안녕하세요, 무채색 개발자입니다.


드디어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첫 출근 날부터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유일한 개발자


5인 미만 스타트업에 개발자로 입사했는데, 알고 보니 저는 ‘유일한 개발자’였습니다.


“분명 더 뽑아준다고 했는데...”


면접 때는 팀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대표님 마인드는 달랐습니다.

“일단은 MVP 개발을 해보며 좀 더 지켜보자. 필요하면 나중에 더 뽑겠다.”


저는 이제 프로젝트 한번 해본 감자인데 말이죠.



갑자기 CTO가 된 주니어


팔레트 물류 최적화 MVP를 혼자 만들어야 합니다.


서비스 구조 설계

백엔드 API 개발

프론트엔드 구현

배포와 운영


전부 제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사수도 없고, 코드 리뷰해 줄 사람도 없고, 물어볼 개발자도 없습니다. 그냥 저 혼자입니다.



“이거 완전 개꿀이네?”


처음엔 좋았습니다.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개발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원하는 기술 스택으로 자유롭게 개발하고, 아키텍처도 내 마음대로 설계하고,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현실은 막막함


첫 번째 문제: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합니다.


“이 기능은 어떻게 구현하지?”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지?”

“이 API는 어떤 방식으로 만들지?”


더 큰 문제는 물류 최적화라는 도메인 자체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개발은 둘째 치고, 팔레트가 뭔지, 물류 프로세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공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 문제: 책임이 너무 무겁습니다.

제가 내린 기술적 결정 하나하나가 실제 비즈니스에 직결됩니다.


세 번째 문제: 피드백을 받을 곳이 없습니다.

구글링과 Claude가 제 유일한 동료입니다.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일


제가 맡은 건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MVP 개발이라는 이름을 가진 실험입니다.


MVP란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즉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최소한의 버전입니다.


팔레트 최적화 알고리즘이 실제 물류 현장에서 유용한지?

사용자가 불편 없이 입력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지?

이 문제를 해결할 가치가 정말 있는지?


이런 질문에 답을 주는 게 MVP의 역할이죠.

그래서 지금 당장은 화려한 UI도, 완벽한 확장성도 필요 없습니다.

핵심 기능을 빠르게 구현해 사용자 앞에 내놓고, 반응을 보는 것.


그 과정이 곧 제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막막하지만 설레는 이유


그래서 저는 제 입으로 말하기 부끄러울 만큼 ‘CTO처럼 행동해야 하는 주니어’가 되었습니다.

기술 스택 선정부터 배포 전략까지, 모든 기술적 의사결정을 혼자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무서우면서도 설렙니다.

제가 지금부터 만들어갈 코드로 실제 물류 데이터가 처리되고, 최적화 알고리즘이 돌아가며, 비즈니스의 첫 단추가 꿰어지는 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아, 이게 진짜 개발이구나.”

이제야 조금 실감이 납니다.


앞으로의 이야기


앞으로 이 브런치에서는, 프로젝트 한번 해본 주니어가 어떻게 스타트업에서 MVP를 만들고 검증하는지, 물류 도메인을 어떻게 파악해 가는지, 그리고 AI 시대의 최신 기술 트렌드를 어떻게 실무에 적용해 가는지를 기록해 보려 합니다.


실패와 삽질의 연속이겠지만, 그게 바로 MVP의 과정이자, 주니어 개발자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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