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기가 막힌 타이밍과 두 명의 귀인

실력과 운, 타이밍과 귀인 (1)

by J mond 제이몬드

'제1회 정규직 전환 입사지원'


이 공지 포스터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반응은 세 부류로 나뉘었다.


첫 번째, 관심 있는 사람.

두 번째,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

세 번째, 관심은 있지만 지원하겠다 마음먹을 만큼은 아닌 사람.


내가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부류에 속했을 거라고 짐작하는 독자들이 많을 테지만, 놀랍게도 아니다.

나는 첫 번째, 관심이 있는 사람에 속해있었다.


이 당시 미련 1% 털어버리기 프로젝트는 내 미래에 대한 대책이 아닌, 말 그대로 남은 미련까지 털어버리기 위해 학교에 지원하는 것이었고, 이전에도 말했듯이 합격할 것이라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다.

만약 합격한다 해도 그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기에, 난 새로운 미래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였고,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정규직 전환 입시공고'가 뜬 것이다.


그런데, 난 이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할 수 없었다.

자기소개서에 일반 업무를 제외하고, 내가 '다른 사람과 어떤 차별점 있는 업무를 했을까?'에 대한 물음의 답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입사지원 마감 마지막 날.

며칠 전 야근할 때, 매니저가 맡겼던 일을 별 탈 없이 잘 마무리했던 것이 번뜩 생각났다.

왜 이제야 떠올랐을까. 퇴근 전 입사지원 파일을 다운로드하고 집으로 갔다.


집에 오자마자 파일을 열었는데, '이 파일은 암호화되어 있습니다'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입사지원 파일은 열리지 않았다.

아뿔싸... 파일의 암호를 풀고 집으로 가져왔어야 했는데, 그걸 놓쳤던 것이다.


이 소식을 함께 지원하자고 독려해 줬던 옆자리 사원에게 알리고는,

'오늘이 지원 마지막날인데, 물 건너갔네...' 하며 책상 위에 축 늘어져 있었다.

그때 옆자리 사원에게 메시지가 왔다.

'내가 보내줄게, 이 파일로 다시 열어봐!' 사원이 보내준 파일은 정상적으로 열렸고, '정말 고맙다는'말을 여러 번 전한 후, 밤새 작성해 지원할 수 있었다.


내가 이 회사에 지원하기까지는 이렇게 두 명의 귀인이 있었다.

야근을 선호하지 않았던 내가 그날따라 야근신청을 했고, 그날 많고 많은 사원 중 나에게 일을 맡겼던 매니저 한 명.

내 파일이 열리지 않자, 본인이 다운로드했던 파일을 나에게 공유해 준 옆자리 사원 한 명.


나중에 알고 보니, 매니저는 내게 맡긴 일이 잘 마무리 됐던 일을 기억해 두고는,

내가 입사지원 자기소개서를 냈다는 소식을 듣고, 통과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게 나를 추천해 줬다고 했다.


그렇다. 나는 그렇게 '제1회 정규직 전환 입사지원'에서 1차 통과했고, 최종 2차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2차 면접 사이에 나는 미련 1% 털어버리기 프로젝트 학교에 뮤지컬 1차 실기 시험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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