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일기를 에세이로 만드는 '글의 맛'> 행사 후기.
7월 초에 브런치 메인에 올라온 팝업창 하나가 있었다.
'이유미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만남에 초대되는 조건은 3줄 글짓기를 통해
우수한? 글을 쓴 브런치 작가분들을 초대한다는 것.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작성하였다.
글을 잘 써서 꼭 참석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그냥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3줄 글짓기 주제는 일상을 3줄로 표현하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초대되었고 행사가 일주일 지난 지금 후기 아닌 후기를 작성하고 있다.
무려..? 약 500명 중 30명에 선정된 나의 글은 마지막에 확인하시길.. (낯간지럽다.)
7월 19일 목요일, 상암동에서 일을 마치고
행사 장소인 '연남 방앗간'이라는 곳으로 향하였다.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이미 많은 분들이 앉아 계셨고,
들어갈 때 맥주 or 차를 선택해서 마실수 있었다. 거기에 가래떡 까지.
사실 장소가 연남 방앗간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뭔가 브런치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브런치 팀장님? 이 설명해 주셨다.
떡을 짓는 곳은 방앗간, 글을 짓는 곳은 브런치.
그렇게 연결하다 보니 연남 방앗간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브런치는 자신들의 '~스러움'을 웹에서든 앱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이런 부분 때문에 브런치를 자꾸 찾게 되는 것 같다.
팀장님의 설명이 끝난 뒤 이유미 작가님의 일기를 에세이로 만드는 강의가 시작되었다.
일기는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짜증 나고 즐거운 감정을 시간순으로 나열한 것이고
에셋이는 본인이 느낀 감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맥락을 파악하고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깨닫는 과정을 쓴 것이라고 한다.
강의는 총 2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공감 갔던 세 가지 부분을 가져와 보았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거리에서 사람들의 사소한 일상을 관찰하고
그것을 보는 나를 관찰한다. 정말 사소하지만 가장 공감이 많이 되는 것, '일상'
그런 일상을 관찰하고 적는 것이 에셋이 인 것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작가든 컨설턴트든 학생이든 정말 메모 습관은 중요하다.
기억할 수 있다고 자신할수록 메모를 해야 한다.
나는 군대에서부터 메모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데,
제대 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총 10권의 노트에 나의 군생활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때 그 습관 덕분에 나는 지금도 매 순간 메모를 한다.
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을 내야 할지
항상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작가님 말처럼
블록버스터급 결말을 찾지 말고 툭 끝내버리는 용기를 가져보자!
2시간의 강연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브런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브런치를 기억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었다.
바로, 방앗간에서 쓰는 참기름 병에 브런치를 새겨서 나누어 주는 것이었다.
사실, 막상 쓸 일은 없지만 그래도 브런치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운이 좋아 처음 참여해본 브런치 행사는 좋은 경험으로 다가왔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많이 기획한다고 하니 기대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썼던 세줄 글짓기는 아래와 같다.
"아침 출근길은 여름과 가을의 박자가 엇갈린 듯 서늘했다.
이로 인해 나의 이성과 감성의 박자도 엇갈린 것인지
나의 발걸음은 회사가 아닌 그녀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