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전

by 랑 Rhang

감자를 곱게 갈아 전분을 부어 잘 저어준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휘휘 두른 후 잘 섞은 감자 한 국자를 떠서 얇게 펴준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다 익지도 않은 감자전을 뒤집어버렸다. 단단해지지 못한 감자전은 서로 붙어버렸고 엉망진창이 되었다. 어떻게든 살려보려 떼어내고 펼치는 나를 보며 엄마는 말했다.

“단단해진 후에야 서로 달라붙지 않고 잘 뒤집을 수 있어. 처음에는 흐물흐물 물러서 서로 달라붙어버리거든.”


꼭 사람 같네.


흐물흐물 연약하고 무른 상태일 때는 누군가에게, 무엇인가에 달라붙어 기대고 싶은 것처럼. 내가 단단해졌을 때는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나의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처럼.


흐물텅거리고 무언가에 달라붙고 싶어질 땐 무엇에 달라붙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나를 단단한 감자전으로 바뀌게 해 줄 기름은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한다.

사실 처음에는 단단한 감자전이 되기 위한 기름만 생각했다. 흐물거리고 달라붙는 상태는 좋지 않은 것이라 여겼으니깐. 무조건 단단한 상태여야만 해. 나도 모르게 긴장의 상태로 몰아 놓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살면서 수없이 반복될 물렁거림과 단단함이다. 그 순간마다 나는 나를 위해 선택을 하면 된다. 잘 달라붙어 있던가, 기름을 두르고 천천히 단단해지길 기다리던가. 어떤 선택으로 어떤 상태로 있던 감자전인 건 변함없다. 그저 지금의 경도에 맞는 방법을 가질 뿐. 잊지 말자. 물렁할 땐 물렁한 대로 단단할 땐 단단한 대로.


뭉그러진 감자전 한 판을 마무리하고 바삭하게 잘 펼쳐진 한 판을 만들었다. 나는 오늘 맛있는 감자전 두 판을 성공했다.

작가의 이전글대대한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