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살의 나, 25살의 나와 같이 살기 #4

어지럼증 뇌경색

by 한성규

인간의 사고라는 게 웃기다.

하나의 생각이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눈앞에 보이던 블라인드가 주룩주룩

흘러내리고 천장이 핑핑 돌았다.


이건 마치 군대에서 훈련받을 때 쓰러져서

3일간 기억을 상실했을 때랑 같았다.

군대 훈련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어봤고

아직도 군대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 기억의 시작이었다.


의미없이 밥을 적게 주고 물을 안 먹이고

햇빛에 세워놓고... 다른 비인간적인 처우는 생각도 하기 싫다

그 짓을 3개월 동안 했다.(장교 훈련소는 3개월이다. 그거 알았으면 절대 장교로 안 갔다)


아무튼 다시 팽팽 도는 기분이 들자 겁이 났다.

3일간 정신을 잃었다가 꺠어나자 아.. 죽으면 이렇게 되겠구나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기때문이다.

이번에도 아 이러다가 3일이 아니라 영원히 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25세의 내가 호들갑을 떨었다.

아직 군대도 안 간놈이(나는 대학 졸업 후 장교로 갔기 떄문에 28세에 군대에 갔다)

군대 욕을 하고 난리를 쳤다. 군대 가기전에 군대를 가장 싫어하는 게

정상이니 놈이 이해가 되기는 했다.


급히 65세의 나한테 물었는데

의외로 대답이 차분했다.


40 넘어가면 그런건 자주 있는 현상이고 극심한 두통이나 발음 이상, 혹은 몸에 마비증상이 있는지 부터 물었다.

생각해보니 두통은 없이 머리가 핑핑 돌기만 했고 발음도 괜찮았으며 마비된 곳은 없었다.

그럼 괜찮다고 잠이나 자라고 했다.


걱정하지 말고 잠이나 자라고?


한 두시간 자고 나니 진짜로 괜찮아졌고

블라인드도 재자리에 있었으며

천장도 위에 그냥 떡 붙어 있었다.


아 잠이 부족한게 문제였나?

이미 충분히 자는데...


머리가 아픈 동안 온갖 생각이 들었고

역시나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생각했다.


또 며칠 지나면 예술 예술 거리면서

잠도 안자고 카페인 떄려 넣으며 건강을 무시하겠지만

또 한 번 건강에 유념하게 되는 계기는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65살의 나, 25살의 나와 같이 살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