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살의 나, 25살의 나와 같이 살기 #10

이석증

by 한성규

이석증 얘기다.


오늘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이석증 얘기를 안했다.

이석증 떄문에 가놓고

그냥 귀 청소만 하고 왔다.


이석증이 한 번 걸려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처음 걸리면 무지하게 겁이 난다.

그냥 세상이 핑핑 도는 기분이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핑핑 돈다.

아... 지구는 원래 도는 거였지를 느끼게 해준다.


25세의 나는 깜짝 놀라서 뭔 이상한 소리를 엄청나게 해댔다.

뇌줄증부터 무슨 고혈압 저혈압까지 호들갑을 떨었다.


다행히 65세의 나는 이석증을 10번 넘게 겪어본 모양으로

자가 치료 운동법까지 가르쳐 주었다.

고개를 45도 돌리고 옆으로 쓰러진다.

그럼 한 30초 지구가 팽팽 돈다. 그러곤 다시 고개를 180도 돌리고

또 팽팽 돌리고 다시 고개를 더 돌리고.


앗. 신기하게 진짜 그만 돈다.


지구는 돌고 있고,

우리는 모를 뿐이었구나...를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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