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각지쟁蝸角之爭이란 말을 참 좋아합니다.
우리네 삶이 달팽이 뿔 위의
싸움에 불과할 정도로
조그마하다는 겁니다.
아무리 정교한 이론도
누군가의 위대한 철학도
지금까지도 빛의 속도로 커져가는
우리네 우주를 뒤덮진 못합니다.
삶이 박하게만 느껴질 때마다 저는
조그만 달팽이를 상상하며
그 작은 달팽이의 뿔보다
더 작아져 있는 제 모습을 그려봅니다.
삶이 아득하게 느껴지면서 처음으로
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덕분에 사는 것도 꽤 즐겁게 느껴졌습니다.
우리의 삶이 작을지라도
즐거움마저 작을 순 없기 때문입니다.
이걸 조망효과라고 부르나 봅니다.
우리 눈앞이 캄캄해지면 그저 눈을 감아버리고
홀연히 몰래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구가 느닷없이 달팽이 뿔에 얹어지는 상상을 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