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에 양심을 파는 사람들
하지만 그 양심을 가볍게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하철 게이트를 넘거나,
밑으로 기어들어가며
직원들과 정당하게 요금을 내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이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지하철 무전여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 그래요. 바로 너님이요.
우리 직원들은 늘 그들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현장에서 마주한 그들의 태도다.
적발된 순간에도 그들은 놀라울 만큼 뻔뻔하고, 대담하다.
그래서 오늘은 그 다양한 유형들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당당한 양심리스‘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우리나라 지하철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무료 이용 혜택이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신분증 확인이나 복지교통카드 발급이 필요하다.
그런데 일부는 희끗한 머리 하나로 모든 절차를 생략한다.
뻔뻔함의 최고봉 격.
대부분 만취 상태(?)로 나타나서는
왜 요금을 내야 하는지부터 납득하지 못한다.
결국 고성, 소란, 업무 방해로 이어지고 경찰서 연행으로 종결된다.
게이트를 뛰어넘던 그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녀석은 뛰었다.
한 두 명이 아니었다.
뒤따라 가는 나를 비웃 듯
뒤돌아보며 더 재빠르게 달렸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멈출 수가 없었다.
괘씸해서였다.
결국 끝까지 쫓아가 잡았지만,
돌아온 건 이런 말이었다.
..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잘못한 녀석들은 따로 있는데.
카드를 찾는 척 가방을 한참 뒤적거리거나,
다른 사람의 카드를 등 받아 몰래 나오려고 한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이미 찍고 나간 카드라 기계에는 분명히 ‘집표 완료’가 뜨는데도,
끝까지 “이거 제 카드인데요?”
라고 우긴다.
심지어 카드를 건네받는 장면을 내가 직접 봤는데도 말이다.
그 집요함에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물론 결과는 정해져 있다.
부가운임 30배.
부정승차 적발 시, 기본요금의 30배가 부과된다.
그 순간부터 그들은 ‘협상가’가 된다.
처음부터 2000원을 냈다면 애초에 필요 없는 대화다.
네고는 시장에서 하시길.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에게 연락이 가는데,
가끔은 “왜 우리 애한테 뭐라고 하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부정승차의 상당수가 학생이라는 점을 보면,
이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습관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지금 아무렇지 않게 넘긴 2000원이 나중에는 더 큰 ‘당연함’이 되고,
결국은
뻔뻔한 취객, ‘나 영희쓰. 만 65세인디. ’라고 하는 사람으로 자란다.
당신은, 어디에 해당하십니까?
그리고 그 2000원이,
정말 아깝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