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고생이 연극/뮤지컬 연출 전공 합격한 썰

by 연세대 혜림쌤
IMG_2774.jpg?type=w1 채현이가 연출했던 공연에 갔던 혜림쌤. 채현이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안녕하세요, 2022학년도 동국대학교 연극학부 연출전공으로 입학한 유채현이라고 합니다.


혜림쌤 브런치에 갑자기 '연극/뮤지컬 연출'이라니 다들 엥? 싶으셨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옆에 '국제고생'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단어에도 적잖이 당황하셨을 것 같구요 ㅎㅎㅎ!


제목 그대로, 저는 고양국제고등학교에서 3년 내내 뮤지컬 연출가를 꿈꾸면서

연극/뮤지컬 연출전공으로 대입을 준비하고,

2022학년도에 '동국대학교 연극학부 연출전공'과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 연극/뮤지컬 연출전공'에 합격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생각이 대부분 이 두 질문이더라구요.

"왜 굳이 국제고 나와서 뮤지컬 연출을 준비한거지?"

"어떻게 하면 국제고를 나와서 예술대학에 갈 수 있는거야?"


네, 그거 설명하려고 왔습니다.

2021년의 저처럼 예술계열 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특히 특목고 입시생 분들이요!)

제 사례가 하나의 참고사례로써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꽤나 특이한 합격수기 시작합니다!




#WHY

"고양국제고등학교 학생이 왜 뮤지컬 연출가를 꿈꿨냐구요?"

"국제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예술을 하고 싶어서요."


아주 어릴 때부터 저는 뮤지컬을 사랑해왔습니다. 문학, 음악, 무용, 연기, 미술 등 다양한 예술분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감정적으로 풍요롭게 하고 이성적으로 사유하도록 권유하니까요. 저는 뮤지컬을 통해서 예술의 역할 및 존재 목적을 나름대로 찾았어요. "감성과 이성을 자극해 인간의 의미있는 사유를 유도하기 위함". 실제로도 예술은 해당 방향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고,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는 예술의 이 어마어마한 잠재력이 '더 나은 사회로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스스로 돌아보며 생각할 수 있게끔 질문을 던져야 했고, 제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뮤지컬'을 통해 사회에 질문을 던져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뮤지컬 연출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럼 왜 고양국제고에 들어갔냐. "세상에게 세상을 질문하는 뮤지컬 연출가"가 되려면, 내가 '무엇을(극의 소재)' '어떻게(연출법)' 다룰지 계속 찾아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 문제를 극의 소재로 다룰거라면, 사회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무엇을' 극으로 다룰지 공부할 수 있는 곳, 즉 국제사회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곳, 그게 바로 국제고였어요. 그렇게 고양국제고에 입학했고, 실제로 저는 국제사회에 관한 지식을 쌓으면서 제 극의 소재가 될 사회 이슈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다룰지 생각해보았으니, 이제는 '어떻게' 극으로 다룰지(연출 방법)를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내 다음 단계는 '연극/뮤지컬 연출과'에서의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출과에 지원했어요.




#HOW

자 그럼, 어떻게 연출과에 합격했냐구요?

생기부(자동봉진 + 교과세특), 자소서, 면접에서 제 잠재력을 최대한 증명해냈습니다.

세특면접을 중심으로 더 자세하게 설명해볼게요.



1. 생기부(세특)

고백할 게 하나 있습니다. 제 내신 등급은 4등급대 중후반이에요.

(아마 연출 동기들 중 제가 가장 내신이 낮을 거에요..풉)


그러나 내신등급을 보는 1단계에서 합격을 했다는 건, 1차 평가 자료인 생기부와 자소서가 한 몫 했다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저는 생기부에 자신이 있었답니다.


왜?

누구보다도 일관성 있고 제 진로에 깊이 있게 다가간 생기부였거든요.


고양국제고 입학할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저는 뮤지컬 연출가라는 진로를 3년 내내 고수했습니다.

다시 말해, 진로와 관련지을 수 있는 건 어느 것이든 다 '예술', '뮤지컬', '연출' 등의 키워드로 엮었다는 얘기에요.


예시를 몇 개 들어볼게요.


(1) 1학년 지역이해 교과과목 세특

자유 주제로 지역이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수행평가가 있었는데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진로를 엮어줬습니다. "뮤지컬의 메카 브로드웨이는 어떤 특성으로 인해 뮤지컬 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는지"를 주제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산업 구조, 지리적 특성, 극장 갯수 및 위치 등을 일일이 찾아보고 보고서를 작성했구요. 그를 바탕으로 친구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수행까지 나아가 탄탄하게 지식을 습득 및 공유할 수 있었어요.


(2-1) 2학년 학교자율과정 융합프로젝트 세특
(2-2) 3학년 학교자율과정 융합프로젝트 세특

고등학교 2학년 때(2020년)부터 '학교자율과정 융합프로젝트'라는 게 생기면서,

교과시간에 배운 내용들을 가지고 심화탐구해 결과물을 내고 세특에 기재할 수 있었어요.

저는 2,3학년 모두, 교과 관련 내용을 융합해 뮤지컬 극본을 창작하고 그에 맞는 무대화 구상안까지 만들었습니다.

"수업 때 배운 여러 사회 문제들을 소재 삼아 뮤지컬로 연출한다면, 나는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연출해 이런 메시지를 전하겠다"라는, '뮤지컬 연출가로서의 잠재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거죠. 2020년에는 코로나19 시대의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소재로, 2021년에는 코로나19 시대의 악화된 문화 격차와 문화소외계층을 소재로 극본과 넘버를 창작했습니다.


3학년 사회탐구방법 교과과목 세특

1,2학년에 비해 3학년 때 교과와 진로를 더 수월하게 엮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대학 진학 시 전공적합성을 고려하다보니, 수행평가나 활동을 할 때에도 학생들이 자신들의 진로에 맞게 자유롭게 구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더라구요. 제 3학년 교과세특도 마찬가지로 1,2학년 때보다 전공적합성이 훨씬 많이 드러나는데, 그 중 가장 잘 드러나는 듯한 과목의 세특을 보여드릴게요.

사회 탐구 방법이라는 과목은 한 학기 동안 학생 스스로가 자유주제로 사회과제연구를 기획, 구상, 실행, 그리고 결과 보고까지 하는 교과입니다. 저는 '사회문제 인식 및 심각성 체감에 예술이 주는 영향'을 탐구해보고자, 동물 살처분 문제(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심각성을 체감하는 데에 컨템포러리 아트(예술)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지원자들을 모집하고 실험법과 면접법을 이용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알아봤어요. "사회 문제를 소재로 세상에 질문하는 뮤지컬 연출가"라는 제 모토가 유효한지를 검증해내 생기부에 당당히 적어놓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응캬캬)

연구 결과는 아주 흥미로웠어요! 분석 결과, 예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바라본 실험집단 학생들이 해당 사회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는 생각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 모토는 아직까지도 유효한거죠 ㅎ




여기서 의문 한 가지가 드실 것 같아요.

"1,2학년 때에 비해 3학년 교과세특이 전공적합성을 많이 드러낸다고 했는데,

그럼 자유롭게 진로와 엮기 힘든 1,2학년 때는 주로 세특이 어떤가요?"


한 가지 사회 문제에 관한 깊은 탐구, 철학적/사회적 주제에 대한 토론 및 의견 제시 등이 대부분입니다.

이때에는 자신이 해당 사회 문제에 어떻게 다가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생각의 깊이사회에 관한 가치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사회 문제를 소재로 극을 연출'하고자 하는 저에게는,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공부와 고찰은 필수적인 요소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겐 아주아주아주 유용한 내용들이었죠. 예시를 들어볼게요.


2학년 문학 교과과목 세특
2학년 독서 교과과목 세특

2학년 문학/독서 시간에는,

자신이 고른 소주제와 연관된 지정 도서 몇권을 읽고, 그 책들 간의 관계 속 교훈을 도출해내 보고서로 작성 및 발표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1학기 문학 때는 소주제로 '인류'를, 2학기 독서 때는 소주제로 '개인과 사회'를 골랐는데요. 각 소주제에 해당하는 작품들을 읽은 후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들을 분석하고 의견을 정립하는 연습을 계속 하게 되면서, 생각의 시야가 많이 넓어진 느낌이 들었어요. '인류', 또는 '개인과 사회'에 관한 제 생각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른 이들의 의견도 들어보면서 정말 옳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볼 수도 있게 됐구요.


2학년 국제정치 교과과목 세특

국제계열 과목 세특 설명이 빠질 수 없겠죠.

개인적으로 흥미를 많이 느꼈던 국제정치 시간에는,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 적용 사례 등을 많이 다뤘어요. 저는 그 당시 이슈 중 하나였던 '홍콩 독립에 관한 홍콩과 중국의 갈등'을 주제로 정해, 해당 사회 이슈가 어떤 이유로 발생했고 양측 입장은 어떠하며, 이러이러한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조사하고 발표했습니다. 순수히 사회문제 하나만 놓고 조사 및 탐구를 하면서 국제사회에 대해 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거죠.




아 맞다 또 설명할 게 있는데요!

국제고에서 예대간 사람의 예체능 교과과목 세특은 어떨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더라구요.

1학년 음악연주 교과과목 세특
1학년 예술과 진로 교과과목 세특

음악, 미술, 체육이 유일하게 모두 있었던 1학년,

저는 제 예술적 소양 및 예술에 관한 제 가치관을 여기서 최대한 드러내자고 다짐했어요.

특히 뮤지컬 음악에 아주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음악 연주 과목 수행평가 중 '교가의 재창작'의 경우 뮤지컬 연출가를 꿈꾸는 제 이야기를 뮤지컬 넘버들에 담아 교가로 결론 짓는 편곡을 시도해봤습니다. '조별 연주회' 때는 원곡의 악기들을 대신해 학교에 있는 악기들로만 원곡을 표현할 수 있도록 리드 및 편곡해봤어요.

예술과 진로 과목에서는, 무슨 활동을 할 때마다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그 문제현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표현하고 해결방안을 관객과 나누는 뮤지컬 연출가"라는 제 모토를 아예 드러냈습니다. 그랬더니 생기부에 그대로 적혔더라구요 허허




2. 면접

저는 동국대 연극학부 연출전공 그리고 경희대 연극영화학과 연극/뮤지컬 연출전공, 이 두 군데만 면접을 봤어요.

두 학교는 모두 일반면접, 즉 1차 평가자료로 제출한 생기부와 자소서를 바탕으로 면접관분들께서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해 바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연출과 진학에 도움 주시던 연출 1:1 과외 선생님께 도움을 받으며 면접을 준비했는데요,

그때 계속 연습했던 방법은 쉴틈없이 자문자답하기였던 것 같아요.

제 생기부와 자소서를 읽으며 제3자가 읽었을 때 질문할 것 같은 사항들을 한 문항 또는 한 활동 당 적어도 2개씩은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그 후 몇분 내에 바로바로 답하는 연습을 하면서 녹음도 하고 시간도 재면서 얼마나 괜찮은 답변인지를 꼼꼼히 모니터링했구요. (다른 과 일반면접 준비하던 다른 친구랑도 수시로 만나서 이렇게 연습했어요 ㅎㅅㅎ)

해당 질문들과 답변들을 하나씩하나씩 듣고 수정해가며 완벽한 답변을 만들어가는 연습을 계속했고, 그것들을 모두 정리해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 매일 읽었습니다. 연출 과외쌤과도 계속 그렇게 연습하면서, 예상질문은 물론 예상치 못했던 질문까지도 체계적으로 답하는 데에 익숙해졌어요.


그 방법이 저에게 특히 통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제가 했던 활동들의 이유를 제가 거의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세특에 나온 활동들과 제가 자소서에 써놓은 활동들은 모두 "사회문제를 다루는 뮤지컬 연출가가 되고자 함"에서부터 출발했고,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가 과목별/활동별로 조금씩 다른 거였거든요.

자기가 이 활동을 왜 했는지 모른다면, 쥐어짜서라도 그 이유와 목적을 생각해보는 걸 권장합니다.

어쨌거나 '진로 또는 목표'라는 큰 뿌리에서 시작해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이나 교과세특이라는 잔가지들로 뻗어나가는 거니까요:D




이상 (구)국제고생 (현)연영과 대학생의 추억팔이 겸 대입 준비 썰이었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나 모르겠지만,

다른 건 몰라도 이 글이 입시생 여러분에게 응원의 의미로 다가갈 수 있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ㅎㅅㅎ!

입시생 여러분 정말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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