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박한 글로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는 귀한 벗에게 화답하는 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마음까지 아름다운 당신께」
자기 삶의 시인으로 살아가는 멋진 사람은
침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 한다.
찬사와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쓴 글로 결코 참회할 필요는 없다.
그저 나의 뮤즈가 사는 고요한 숲 속,
장미꽃 그늘 아래서
조용히 마음을 털어놓을 뿐이다.
나는 애써 고뇌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해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야 깨달았다.
내 모든 고뇌와 슬픔은,
영광스럽게도 꽃다발을 만들기 위한 꽃이었다는 것을.
젊었던 순간도, 늙어가는 지금 이 순간도,
잘했던 순간도, 서툴렀던 순간도—
결국엔 제법 읽을 만한,
아름다운 한 줄의 시가 되리라는 것.
얼마 전, 누군가 내게 물었다.
“당신은 왜 계속 글을 쓰시나요?”
나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
오히려 말보다는 침묵이, 설명보다는 시 한 편이
더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괴테의 시로 답하고 싶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즐거운 고통 (Selige Sehnsucht)」 중에서
그러므로 너는 살아야 한다,
작별도 모른 채 불 속에서 사라지리라.
So musst du vergehen,
Mußt du dich vergehen,
In Flammen ganz aufgehen.
괴테는 ‘사랑’을 자기 소멸과 변화의 은유로 노래한다.
단순히 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라짐으로써
더 깊은 본질로 도달하는 길.
시는 늘 나를 그렇게 이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언어가 불타오르고,
결국엔 나 자신까지 조금씩 연소되는 일이다.
그 안에서 나는 살아 있다.
괴테는 이 시를 동양적 사유와 연금술적 자기 변형에
영향을 받아 썼다고 한다.
나는 그 시의 마지막 행을 읽을 때마다 마음 깊은 곳이
조용히 진동하는 것을 느낀다.
“In Flammen ganz aufgehen.”
불꽃 속에서 온전히 녹아들어 사라지는 존재.
그래서 다시 태어나는 존재.
나에게 글쓰기는 그런 것이다.
나를 한 문장, 한 페이지에 담아 내보내고,
그 언어에 다시 조우하며
조금 더 진실하게, 조금 더 인간답게 살아내는 여정.
장미 그늘 아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조용히 내 마음이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아주 가끔,
마음까지 아름다운 당신이 내 글을 만나 미소 짓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