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이끈 문장: Just Do It
30년 가까이 강단에 서며 수많은 학생들을 만났다.
그들에게 전달해야 할 것은 단지 ‘지식’만이 아니었다.
때로는 삶의 길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들의 진로에
대해, 스승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진솔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야 했다. 부족한 나의 경험이라도 그들에게
하나의 지도(map)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내가 제자들에게 늘 되풀이하게 하는 말이 있다.
“그냥 해보세요.” -Just Do It.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짧은 문장은, 사실 내 삶을
이끄는 이그나이터(점화장치)와도 같은 구호다.
나이키(NIKE)라는 글로벌 브랜드의 슬로건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 문장에 철학적 생동감을 입혀 살아왔다.
이 말을 실제로 실천한 인물이 있다.
오레건 대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대학원까지 마친
필 나이트(Phil Knight, 나이키 창업자)는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길 대신, 자신만의 꿈을 실현하고자 ‘불확실성’이라는 이름의 무대로 뛰어들었다.
도전은 늘 두려움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위대한 변화는 안락한 현실에 안주하려는 본능을
넘어설 때에야 비로소 시작된다.
졸업을 앞두고 미래를 고민하는 제자들에게 나는 언제나
말하곤 한다.
“지금의 도전이, 훗날 여러분을 정의하게 될 것이다.”
이쯤에서 다른 문화적 사례를 하나 덧붙이고 싶다.
우리는 종종 유대인을 ‘지적 자본’의 대명사처럼 이야기한다. 미국의 금융을 좌우하는 인물 중 상당수가 유대계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 인구의 약 2%를 차지하는 유대인이 전체 부의 상당 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 상위 부자와 기업의 경영진 중 유대인 비율도 매우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이에 우리가 주목할 점은 이 유대인들이 대학 졸업 후
취업보다 창업을 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유대인 청년 중 약 40% 이상이
졸업 후 창업을 고려한다고 한다.
이는 ‘자기 삶의 설계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문화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청년들이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업’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현실은 다시금 숙의(熟議)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는 시대와 사회의 구조가 만들어낸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대는, 직장이 아니라 ‘일의 의미’를
중심으로 삶을 재설계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고용의 개념은 변화했고, 직업/직종 자체가 사라지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
나는 종종 학부모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되묻는다.
“어머님, 만약 지금 어머님이 20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왜냐하면, 자녀는 부모의 유전자를 공유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유전학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가 부모다.
물론 예외는 존재하지만, 확률적으로 가장 가까운 참조점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녀의 미래를 고민할 때, 부모 스스로의 선택과 욕망을
성찰하는 것이 첫걸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자로서, 나는 항상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
“인생은 정답을 적어내는 시험지가 아니라,
여러분의 서사로 직조된 이야기다.
그 문장은 남이 대신 써줄 수 없으며
모든 것은 여러분의 의지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