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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포지셔닝 下 – 디지털 시대의 포지셔닝

by 마케티움 소선중

AI 시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브랜드 팬과의 소통하고 싶은데,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AI가 검색을 대체한다는데, SEO에만 매달려도 괜찮을까?


지난 시간 되짚기


지난 두 차례에 걸쳐, 브랜드 포지셔닝이 디지털 시대의 '존재 전략'이며, 소비자의 인지 공간과 AI 답변이 새로운 시장이 된 현실에서 명확한 정체성 구축이 필수적임을 다루었다. 또한 성공적인 포지셔닝은 체계적인 4단계 프로세스를 통해 완성되며, '지각도(Perceptual Map)'를 활용하여 시장의 공백과 기회를 발굴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이론이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4가지 유형의 성공 사례 또한 분석했다. 기존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 경험을 재정의한 파괴자들,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며 시장을 선점한 카테고리 창조자들, 고객의 성공을 돕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을 전환한 B2B 혁신가들, 그리고 시대 변화에 맞춰 성공적으로 자신을 재정의한 부활자들까지. 다양한 유형별 사례를 살펴보면서 강력한 포지셔닝이 곧 강력한 브랜드 자산임을 확인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포지셔닝 전략이 콘텐츠 마케팅, 소셜 미디어, AI 검색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미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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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생태계, 포지셔닝의 판을 바꾸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outbound) 중심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가치 있는 콘텐츠와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inbound) 방식이 중요해졌다. 소셜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그리고 AI 기반 검색 엔진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한 새로운 기회와 도전 과제를 동시에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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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콘텐츠 마케팅 : '브랜드 저널리즘'으로 신뢰를 구축하다

전통적인 광고와 브랜드 포지셔닝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노골적인 광고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으며, 대신 자신에게 유익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브랜드를 신뢰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콘텐츠 마케팅'은 브랜드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자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서 포지셔닝할 수 있는 강력한 전략으로 부상했다.


특히 '브랜드 저널리즘(Brand Journalism)'은 이러한 접근법을 한 단계 발전시킨 개념이다. 이는 기업이 직접 미디어가 되어, 자사 브랜드와 관련된 유의미한 이야기들을 저널리즘의 형식과 관점으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의 주관적인 관점이 아닌, 최대한 객관적인 제3자의 시각에서 독자에게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 성공 사례 – 코카콜라의 디지털 매거진 '코카-콜라 저니(Coca-Cola Journey)'

브랜드 저널리즘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코카콜라다. 2012년, 코카콜라는 자사의 기업 홈페이지를 '코카콜라 저니'라는 디지털 매거진 형태로 전면 개편했다. 이 플랫폼은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공간이 아니다. '브랜드 스토리', '음식과 함께하는 코카콜라',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통해 브랜드의 역사, 문화,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코카콜라는 '행복과 연결'이라는 자사의 핵심 포지셔닝을 직접적인 광고 없이도 자연스럽게 강화하고, 소비자와의 감성적 유대를 형성한다. 코카콜라 저니는 브랜드가 소유한 미디어(Owned Media)를 통해 어떻게 자사의 목소리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신뢰를 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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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소셜 미디어와 커뮤니티: '참여'로 관계를 맺고 커뮤니티를 육성하다

소셜 미디어는 더 이상 단순한 메시지 확산 채널이 아니다. 이곳은 브랜드가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관계를 구축하고, 브랜드의 개성과 가치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참여의 공간'이다. 성공적인 소셜 미디어 전략은 전체 마케팅 전략 내에서 SNS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예: 신규 타겟층 확보, 팬 육성), 경쟁사 계정을 분석하여 자사만의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찾아내며, 타겟 고객에게 적합한 플랫폼을 선택하는 체계적인 과정을 거친다.


브랜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의 피드백을 직접 듣고, 이를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개선에 반영함으로써 고객 중심의 브랜드라는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육성하는 것은 브랜드 충성도를 극대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 성공 사례 - 룰루레몬 앰배서더 프로그램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은 '스웻라이프(#sweatlife)'라는 건강한 삶의 가치를 전파하는 커뮤니티 중심 브랜드로 포지셔닝했다. 이들의 핵심 전략은 유명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대신, 각 지역의 요가 강사, 피트니스 트레이너, 운동선수 등 영향력 있는 리더들을 '앰배서더'로 선정하는 것이다.


룰루레몬은 앰배서더들에게 제품을 지원하고 그들의 활동을 서포트하며, 앰배서더들은 자신의 커뮤니티에서 룰루레몬의 가치를 진정성 있게 전파하고 제품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또한, 이들이 매장에서 직접 무료 클래스를 진행하게 함으로써, 룰루레몬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광고가 아닌, 진정성 있는 관계와 참여를 통해 브랜드를 포지셔닝하는 강력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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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AI 시대의 검색 : 'SEO(검색 엔진 최적화)'를 넘어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로

디지털 시대의 브랜드 가시성은 검색 엔진 알고리즘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오랫동안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은 '검색 엔진 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였다. SEO의 주된 목표는 특정 키워드에 대해 검색 결과 페이지 상위에 노출되어 웹사이트로 최대한 많은 트래픽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제 사용자들은 링크 목록을 클릭하여 정보를 찾는 대신, AI가 요약하고 종합해주는 답변을 바로 얻는 '제로클릭(Zero-click)'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브랜드 포지셔닝의 새로운 전장으로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와 '답변 엔진 최적화(AEO, Answer Engine Optimization)'가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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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의 목표는 단순히 검색 순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AI가 정보를 생성할 때 자사의 콘텐츠를 신뢰할 수 있는 '권위 있는 정보원'으로 인식하고 인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AI 답변에 브랜드나 제품 정보가 권위 있는 출처로 언급되는 것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콘텐츠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과거 SEO가 키워드 중심의 링크 목록형 콘텐츠에 집중했다면, GEO는 사용자의 복잡하고 세분화된 질문 의도에 정확히 부합하는, 구조화되고 깊이 있는 정보를 담은 콘텐츠를 요구한다. 통계 자료, 명확한 인용, 전문가의 분석 등 AI가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할 만한 요소들이 중요해진다. GEO 시대의 핵심 성과 지표는 웹사이트 클릭이나 트래픽이 아니라, AI 답변 내 '브랜드 언급량'과 '출처 인용률'이 될 것이다.


포지셔닝의 미래, 새로운 패러다임


브랜드 포지셔닝의 미래는 기술적 혁신과 사회문화적 가치 변화라는 두 개의 거대한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전략 수립의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초개인화 기술은 '대중'이 아닌 '개인'을 향한 포지셔닝을 요구한다. 동시에, 소비자들은 브랜드에게 더 높은 수준의 진정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며, 이는 '목적 중심 포지셔닝'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미래 시장의 리더는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선도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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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AI 기반 전략: 인간의 통찰력을 증강하는 '협력자'

인공지능은 더 이상 공상 과학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브랜드 전략가의 역량을 강화하는 강력한 현실 도구이다. AI는 브랜드 포지셔닝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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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AI가 인간 전략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능력을 '증강(augment)'시키는 '협력자(co-pilot)'라는 점이다. AI는 데이터 처리와 패턴 인식에서 압도적인 효율성을 보이지만, 최종적인 전략적 판단과 창의적인 통찰, 그리고 브랜드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AI가 제공하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준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미래 전략가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b) 초개인화 전략: '나를 가장 잘 아는' 브랜드로의 포지셔닝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마케팅을 '세분화(segmentation)'의 시대를 넘어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의 시대로 이끌고 있다. 초개인화는 실시간 데이터, AI,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단순히 그룹이 아닌 개별 소비자 한 명 한 명에게 최적화된 경험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략이다. 이는 브랜드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각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브랜드'로 포지셔닝되는 것을 의미한다.


※ 사례 - 스타벅스 리워드

스타벅스는 초개인화 포지셔닝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스타벅스 리워드 앱은 단순한 결제 및 포인트 적립 도구가 아니다. 이는 고객의 구매 내역, 시간, 장소, 선호 메뉴 등 방대한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채널이다. 스타벅스는 이 데이터를 AI로 분석하여 "카라멜 마키아또를 자주 드시는군요. 다음 방문 시 50% 할인 혜택을 드릴게요"와 같은 1:1 맞춤형 혜택과 추천을 제공한다. 이러한 전략은 '디지털 플라이휠(Digital Flywheel)'이라 불리며,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고 재방문율과 충성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스타벅스는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나를 가장 잘 아는 나만의 카페'로 포지셔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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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개인화는 고객 경험 향상, 참여도 증대, 매출 증대 등 명확한 비즈니스 이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막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데이터 보호 규정을 준수하고 사용 목적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c) 목적 중심 포지셔닝: '가치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힘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을 넘어, 브랜드의 가치관과 사회적, 환경적 영향력을 구매 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가치 소비' 트렌드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목적(Purpose)'을 포지셔닝의 핵심으로 삼는 '목적 중심 포지셔닝'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브랜드가 어떤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위해 존재하는지를 명확히 하고 이를 진정성 있게 실천할 때, 소비자와의 깊은 감성적 연결과 강력한 충성도를 구축할 수 있다.


※ 사례 –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명확한 사명을 바탕으로 '환경 운동가 기업'으로 포지셔닝했다. 이들의 포지셔닝이 강력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기업의 모든 활동을 통해 증명되기 때문이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낡은 옷을 수선해주는 '원웨어(Worn Wear)'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매출의 1%를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등 이들의 모든 행동은 포지셔닝과 일치한다. 이러한 진정성은 소비자들이 파타고니아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단순한 소비가 아닌, '신념의 표현'으로 여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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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그린워싱 주의: 목적 중심 포지셔닝의 함정

목적 중심 포지셔닝이 강력한 만큼, 그 약속이 거짓으로 드러났을 때의 위험 또한 크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은 실제로는 환경친화적이지 않으면서, 마케팅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만을 내세우는 기만적 행위를 말한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으며, 브랜드의 주장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갖추고 있다. 겉은 종이 포장이지만 속은 플라스틱병으로 되어 있는 화장품 용기, 재활용이 어렵지만 친환경으로 홍보되는 종이 빨대, 근거 없이 '무독성', '친환경' 문구를 남발하는 광고 등 그린워싱 사례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그린워싱은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가져다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파괴하고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히는 최악의 포지셔닝 실패 사례이다.


이러한 미래 트렌드들은 하나의 역설적인 과제를 제시한다. 브랜드는 AI라는 비인격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대규모로 확장하면서도, 동시에 초개인화와 진정성 있는 가치를 통해 지극히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 역설을 해결하는 것이 미래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다. 성공적인 브랜드는 AI를 단순히 효율성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고객 개개인의 니즈를 깊이 이해하는 통찰의 도구로 활용할 것이다. 그리고 그 통찰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초개인화된 경험이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목적과 결합될 때, 기술은 비로소 인간적인 가치를 대규모로 실현하는 수단이 된다. 미래의 포지셔닝 리더십은 데이터 분석 능력과 인간 가치에 대한 깊은 공감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이른바 '기술적 인본주의자'의 몫이 될 것이다.


결론: 핵심 리더십 역량으로서의 포지셔닝


성공적인 포지셔닝은 타겟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 경쟁 환경 속에서 자사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날카롭게 정의하는 능력, 그리고 그 약속을 모든 고객 접점에서 일관되게 실행하는 끈기 있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미래의 비즈니스 환경은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분석과 고객 경험 중심의 포지셔닝 전략을 더욱 요구할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동향과 소비자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전략을 진화시키는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음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브랜드의 포지션은 그 존재의 이유를 밝히는 등대이자, 고객의 마음속에 단단히 내린 닻과 같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왜 당신의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명확하고, 설득력 있으며, 진정성 있는 답을 제시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능력이야 말로, 미래 시장 생존의 절대 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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