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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글 Jun 02. 2024

기본기에 관하여

들어가며

며칠 전 아주 오랜만에 축구경기를 하고 왔습니다. 한 번씩 대학교 선배들과 풋살을 함께 찬 적은 있지만 큰 경기장에서 제대로 축구를 한 건 몇 년 만인지 정확하게 기억도 나지 않아요. 아마 대학생 때 동아리에서 경기를 한 게 마지막이었을 것 같습니다. 종종 풋살을 함께 찼던 선배가 "큰 경기 한 번 뛰어볼래?"라고 이야기해 줬을 때 고민이 되더군요. 큰 경기에서 뛰어본 적도 오래되었고 무엇보다 큰 경기에서는 커버해야 하는 범위도 넓어서 저의 체력이 견딜 수 있을지도 겁이 났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큰 경기에 참여해 보기로 했고 경기를 하고 왔습니다. 오늘은 큰 경기를 하면서 제가 가졌던 생각에 대해 이야기드려볼까 합니다. 


1. 저 예전에 축구 잘했어요. 

아주 잠깐 과거로 돌아가볼까 합니다. 저는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2002 월드컵을 보고 축구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항상 공과 함께 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수업이 끝나면 항상 반대항 대회를 주체해서 경기를 하곤 했으며 그 당시에도 축구를 잘하는 편에 속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때는 콘푸로스트 페널티킥 대회에 학교 대표로 참가하기로 했었지요. 그렇게 중학교 2학년 때는 학교 반 대항전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고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를 꾸준히 하며 정말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는 게 힘들었지만 도서관에 있다가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잠깐의 축구를 할 때면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네요. 

2. 축구를 점점 안 하게 됐어요.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부터는 축구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했던 것이 축구동아리 가입이었는데요. 가입한 뒤로 이상하게 축구가 재미없게 느껴졌고 동아리에도 그렇게 열정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어요. 축구를 안 하고 자연스럽게 잊히다 보니 축구를 마지막으로 하고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3. 오랜만에 했더니 기본기가 사라졌습니다. 

오랜만에 시작한 축구 경기는 활기차게 시작됐습니다. 평소에 달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뛰는 건 자신 있었는데요. 경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한계를 스스로 발견했습니다. 오랜만에 공과 함께여서 그런지 공이 마음대로 컨트롤되지 않았어요. 특히 공을 받는 트래핑이 스스로가 느껴도 불안했습니다. 볼이 저에게 오면 자신 있게 처리하거나 패스해줘야 하는데 불안 불안한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공격을 전개하기 위해선 우리 팀원들에게 편안하게 패스를 줘야 하는데 컨트롤이 불안하다 보니 볼을 뺏기기 쉬었고 제가 원하는 대로 패스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축구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기는 뛸 수 있는 체력과 공을 제대로 트래핑하고 편안하게 드리블할 수 있어야 하는데 준비된 건 체력뿐이었습니다. 팀에 피해가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오른쪽 풀백 자리에서의 수비는 잘 해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저의 경기력은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기가 부족했으니까요. 예전엔 공을 받아서 제가 직접 돌파하고 풀어나가는 것을 선호했는데 기본기가 부족하니 공을 받는 게 조심스러워졌고 제 플레이에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던 것입니다. 


4. 다시 기본기를 키워야겠습니다.   

다행히 팀원들이 마지막까지 힘을 내줘서 그런지 경기는 5:4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1 도움을 할 수 있었고요. 경기를 마친 뒤에 저는 기본기를 다시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가장 먼저 축구경기에 참여해서 축구를 할 수 있는 패스와 트래핑에 대해 좀 더 익숙해지고 더 나아가 포지션 위치에 대한 감도 더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러닝으로 단련된 체력이 준비되어 있으니 이제 공과 친해지기만 한다면 축구를 더욱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인가를 하는 데 있어 기본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야마다 기본기가 다를 수 있지만 모든 곳에서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건 공통적으로 통용됩니다. 축구에서 기본기가 있는 것처럼 직장에서도 각자의 직무마다 기본기가 있을 것이고요. 이 기본기는 한 번 쌓아두면 오래 쓸 수 있지만 반대로 안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사라져 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자신의 기본기가 어느 상태인지 스스로 점검해 보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축구를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제가 축구경기를 하고 난 뒤에 느꼈던 '기본기'에 대한 생각을 전달드렸습니다. 기본기라는 표현자체가 아주 기본이라서 모두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 사라져도 잘 알지 못하는 게 기본기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기본기를 잘 쌓고, 관리해서 기본기가 각자의 커리어나 인생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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