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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넷플연가 May 19. 2016

'빛, 담다' _ 이상아 작가

Artist Interview


스스로 빛나길 원했고, 완전해지고자 했다.
스스로의 완전함에 대한 좌절은 근원적인 완전함에 대한 갈망으로 바뀌었으며,
그 갈망속의 나는 비로소 완전하고 행복하다.

-이상아 작가 노트 中


                          Light 2 / 224.4x145.5cm / oil on canvas / 2014



작품이 빛을 머금고 있는  같다. 화려한 빛의 이면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같기도 하고

나의 작품에서 빛은 ‘이상’혹은 ‘완전함’이다.

나의 작업은 완전함에 대한 갈망, 이상에 도달하고자 하는 갈망으로부터 출발했다. 

빛에 도달하고자 하지만 도달하지 못하고, 결국 빛 속에서 부유하는 존재를 그렸다.



빛을 소재로 작업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빛을 좋아한다. 투명하고 맑은 것도 좋아하고. 사진 찍을 때 꼭 빛 한줄기라도 넣으려 노력하는 나를 보며 친구들은 놀리기도 한다.

빛이 만들어내는 반짝임을 좋아하고, 빛에 의해 다양하게 변화하는 모습과 분위기를 사랑한다.



Light 3 / 40.9x31.8cm/ oil on canvas / 2014



작품에 부분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누구인지 궁금하다.

작품의 등장인물은 나 본인이다. 나에 대한 작업이기에 나를 작품의 모델로 사용했지만, 얼굴이 희미하거나 가려진 이유는 작업의 이야기를 나로만 한정 짓고 싶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 작품의 인물은 ‘나’ 이거나 혹은 이 작업 이야기에 공감하는  ‘보는 이’ 이거나 ‘또 다른 누군가’ 이다.



(좌)Light 5 / 12x12cm / oil on canvas / 2015          (우)Light 4 / 18x18cm / oil on canvas / 2015


스테인드글라스에 투영된 빛을 보는  같은 느낌이 든다.

빛을 잘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런 느낌이 든다고 하니 반갑고 감사한 말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빛이 인물에 흡수되거나 동화되는 것이 아닌, 인물의 표면에 얹어진 느낌의 빛을 그리고 싶었다.



아크릴판 작업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크릴 판에 빛이 투영되서 작품이  부각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크릴 작업이 다른 작품들보다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가장 잘 부합하는 작품이다.

빛이 아크릴 판을 통과해 그림자로 남겨지는 모습을 이상이 현실에 닿지 못하고 빠져나가는 것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아크릴 작업 작



아크릴판에 작업을 하다가 다시 캔버스페인팅으로 돌아왔다.

아크릴 작업은 설치작업이다 보니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페인팅처럼 자유롭진 못하다.  그리고 이 작업은 조명이 꼭 필요한 작업인데, 미메시스아트뮤지엄에서 전시할 때는 그 전시공간이 자연광을 사용하는 공간이라 따로 조명을 구하는데 애를 좀 먹었다. 

이번 7pictures 에서도 전시공간이 벽을 뚫기 힘든 상황이라 아쉽게도 아크릴 작업은 전시되지 못했다. 

이처럼 아크릴 작업은 나름 제약이 있는 작업이다 보니 최근엔 캔버스 작업으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8번 질문의 답처럼 제일 애착 가는 작품은 아크릴작업이다.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이미지를 만들고, 부분적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데 손이 빨라 그림은 빨리 그리는 편이다.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은 먼저 다양한 빛을 영상으로 촬영 한 뒤, 빔을 이용해 찍은 빛 영상을 인체에 쏴서 다시 한번 사진촬영을 한다. 그리고 그 사진을 다시 편집하는 과정을 거쳐 이미지를 완성시킨다. 영상촬영부터 편집까지 이미지를 만드는데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작업과정사진



작업 이외에 요즘 하는 일이 있다면?

가죽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 판매까지 내가 다 혼자 하는 1인 사업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작은 브랜드를 내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역시나 그림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림만으로 수입을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까. 내가 디자인하고 내가 제작하는 제품들을 사람들이 좋아해 줄 때 행복하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 있다면  이유도 궁금하다.

아무래도 아크릴작업이 제일 애착이 간다. 아크릴 작업은 빛을 통해 그림자가 함께 나타나야 하는 작업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작업의 이야기와 가장 잘 부합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조명 빛 (조명의 세기,조명의 개수, 조명의 색상)에 따라 그림자가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작업이라 재미있다. 작업을 보신 분들 중 움직이는 조명을 설치해 계속 변화하는 그림자가 된다면 재미있을 거라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멋진 공간에서 움직이는 조명과 함께 전시하고 싶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나가고 싶은지 작가로서의 목표가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좋아해 주었으면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하고 남들이 그것을 좋아해 주길 원한다는 것이 물론 욕심인 것을 안다. 하지만 남들의 기준에 맞추다 보면 나 자신을 잃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꾸준히 그려나가고 싶다. 






이상아 작가님의 작품은 건대 '카페 ho2 2호점'에서 5월 16일 월요일부터 6월 12일 일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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