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날개는 나에게 방어막이자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날 것의 나 자신'을 감춰주는 역할을 한다. 작품 속의 깃털, 가죽들 또한 날 것의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다. 서로 엉키고 변형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집착하는 또 다른 자화상이되기도 한다. 최근 작업들에서는 깃털과 무늬 패턴을 이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고민들이 작품 안에서 아름답게 조화 되었으면 했다.
처음에 날개를 모티브로 잡고 작업을 할 당시에는 날개를 부정적인 이미지로잡고 작업을 했다. 하지만 작품을 진행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점점 긍정적으로 바꾸어 주었다. 본 모습을 숨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를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 바뀌게 되었던 것 같다. '수집'이라는 행위 자체가 본인이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것들, 필요한 것들을 모으는 행위다. 내 작업과정 자체가 수집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날개 수집가'라는 단어를 만들게 되었다.
색감을 좋게 봐주다니, 감사하다. 예전에 미술심리치료를 공부하면서 '색채 심리'를 접하게 되었는데, 사람의 주변에 자신에게 맞는 색을 배치해 놓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배웠다. 그걸 계기로 색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보다 더 신중해 졌던 것 같다. 화면 안에서 구도와 형상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처음 마주하였을 때 사람을 끌어 당기는 힘은 색에서 나오는 부분도 형상 못지 않게 크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본인의 작품을 보았을 때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시각적으로 접하는 것들을 많이 보고 표현해 내려고 노력한다. 그에 따라 드로잉 작업을 진행하며, 선이나 색감 등을 다양하게 시도해보며 영감을 얻는 것 같다. 평소 드로잉에서는 날개 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그려보는 시도를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머리 속에서 그리고자 하는 이미지가 점점 뚜렷해져, 초기 스케치 작업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 그대는 날진심으로 믿고 있나요? > 라는 작품이다. '감정, 순간들'이라는 타이틀을 잡고 시리즈로 진행 중인 작품 중 하나이다. YCK2016 참여 당시 이 작품을 보고 본인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준 분들이 계셨다. 본인에게 응원도 해주시고, 작품을 보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고맙하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오히려 내가 더 감사를 느꼈다. 전시 공간상 본인이 계속 상주해 있을 수 없어, 직접적인 소통이 불가능했는데, '그림만으로도 서로 소통이 가능 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더 열심히 작업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배르벨 바르데츠키'의 저서들을 전부 읽어보고 싶다.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 상담가로서 30년 이상 활동하신 분이다. 오랜 시간동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오신 경험을 토대로 작가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너는 나에게 상처를줄 수 없다.'라는 작품을 읽으며 느낀 점이 많았다. 내가 자존감이 많이 낮은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치유 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은데, 최근 밤샘 작업과 할 일이 많아 지며 책과 멀어지게 되었다. 다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다른 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모든 것들이 낯설고 조심스럽다. 이 단계에서 에너지 조율을 잘해서 오래도록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작품을 꾸준히 그리고 싶다.
이선경 작가님의 작품은 이화여대 앞 '꽃피다, 이화다방'에서 6월 6일(월)부터 7월 2일(토)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