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 김훈 <칼의 노래> 中
우두커니 서 있는 저 나무는
버려진 것인가 아니면 홀로 우뚝 서 있는 것인가
한참 생각을 하다
아무리 지켜보는 눈들이 뭐라고 한들
저 나무에게는 하등 상관이 없겠지
선유도 염전 옆 들판에 서있던 해송입니다. 소금기가 있어 나무가 자라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시간을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웅장하고 고고한 모습이었다면 또 다른 느낌이었겠지만, 오히려 앙상하면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아 외로워 보였지만 기특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의 그림에서 배어져 나오는 서정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가 수묵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번의 포수 작업과 세밀한 필선은 많은 시간과 정신력을 요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게 합니다.
제가 경험한 여행을 통해 작업이 구성됩니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섬이 존재합니다. 가까이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대충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그곳을 여행하다 보면 섬의 분위기부터 자연환경 나무의 모습, 돌의 형태 등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한 모습들이 저에게 영향을 줍니다.
작품 속 섬은 나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합니다. 돌로 구성된 공간으로 방어적이고 외부에서의 접근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한 피난처이자 안식처가 되는 곳입니다. 누군가는 섬 생활은 심심하고 단조롭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생활방식으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섬의 지리적 특성은 인간의 필연적이고 존재론적인 고독과 맞닿아 있습니다. 인간은 고독을 두려워하지만 동시에 필요로 합니다. 섬은 고립되어 외롭게 보이는 반면, 안식처가 되기도 하고 무한의 방향을 제시하는 바다가 있어 미지의 공간으로의 희망을 품게 합니다.
인간은 외롭기 때문에 타인의 관심을 갈구합니다. 그러나 타인의 시선을 기준으로 삶을 살아 갈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면의 이야기를 듣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고독과 외로움이 부정적 의미가 아닌 내 삶을 지탱하는데 필요한 긍정의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공간을 체험하면서 관람자로 하여금 내적 평화로움을 전달하고 사색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신미정 작가님의 작품은 '한남동 카페 톨릭스'에서 1월 20일 수요일부터 2월 2일 화요일까지 커피 한잔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는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