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돌봐주는 누군가가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전신불구의 백만장자 필립과, 건강한 신체가 전부인 무일푼 백수드리스가 만나 생기는 이야기 ‘언터처블 : 1%의 우정’, 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이승아 작가의 작품을 보면 자연스레 사람들의 작은 몸짓과 언어가 타인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상처일 수도 있고 용기일 수도 있고. 이 영화는 “그와 함께 있으면, 내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느끼지못해...” 라는 대사로 끝마친다.
칼자국의 흐름들은 세상을 의미합니다. 사람들 모두 한 세상의 흐름 속에 살고있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아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사소한 손짓이나 행동 하나도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특히 영향력이 막강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흐름 위의 잘려진 신체들은 완벽하지 않은 소통과 관계를 의미합니다. 항상 사건들은 나의 의도를 상대방이 다르게 받아 들였을 때 일어나는 것 같아요.
나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무섭다고 하는 반응이 많아 놀랐어요. 그렇지만 각각 작업들의 내용은 의외로 단순하고 사소한 것들이에요.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무언가를 쳐다보거나 하는 일상의 경험속에서 이야기를 주로 찾고 있어요.
판화 중에서도 볼록판화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고무판화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아요. 고무나 나무, 장판과 비슷한 재질의 리놀륨 등의 판을 조각칼을 이용하여 판 뒤, 그 위에 롤러로 잉크를 올립니다. 그 다음 판 위에 종이를 올리고 문질러서 찍어내는 방식이에요. 판을 찍은 위에 채색을 하기도 하고, 같은 이미지를 여러장 찍은 뒤 재배열하여 붙이기도 합니다.
아무 의미 없이 내뱉어지고, 그 말에 상처를 받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나의 작업은 시작된다.
일방적인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요. 계속 열심히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말하고 있고 상대방은 그 이야기가 들리지만 무시하는...
학교 다닐 때, 평가 시간이었어요. 한 친구가 덜 그려진 사과 그림을 가지고 와서는 "이 그림을 더 그려봤자 실제 사과와 더 비슷해지기 밖에 더 하겠냐 자신은 작업을 하는 과정에 더 의의를 뒀다"라고 말을 했어요. 지금 보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말들인데 당시에는 그 말이 굉장히 충격적으로 들렸어요. 미완성된 과제에 대한 핑계를 저렇게 말 할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 친구의 진심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포장된 핑계로 들렸고, 몇몇에게는 또 다르게 받아들여진 것 같았어요. 그 일로 말의 힘과 능력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말은 실체가 없지만 엄청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또 그에 반해 온전히 진심을 담아내기도 힘들지요. 힘이 대단하지만 완벽하지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 오해하고 상처 받는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순간, 몸짓으로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한 순간을 포착합니다. 아니면 특별한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을 포착하기도 합니다. 그 순간들을 잘 표현 해줄 만한 신체의 부분들이나 움직임을 만들고, 칼자국으로 만든 흐름들 위에 올려줍니다.
최근에는 칼자국 흐름의 밖에 신체들을 배치하기도 해요. 결코 혼자 일 수 없음에도 소외되고 외로운 느낌들을 많이 느끼고 있는 탓인 것 같습니다.
<우주먼지>는 사람들 속에 뒤엉켜 살고 있음에도 혼자 그 안에 속하지 못하고 붕 떠 있는 것 느낌을 표현한 작업이고 <사적인 취미활동>은 요즘 sns등으로 타인의 생활을 훔쳐보면서, 전혀 모르는 그들과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그런 것들을 즐기는 모습들을 표현한 작업입니다.
이와 같이 작품명은 각각의 작품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서 그럴듯해 보이는 단어들을 생각해서 결정하게 됩니다.
작은 사업을 하나 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회사에 묶여 있으면 작업을 하기가 힘들어서 선택하게 되었고요. 프리랜서로 디자인일도 종종 하고 있어요.
사람들의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관계나 말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가더라도 결국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야 할지는 계속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저의 그림을 보고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위로를 받거나, 재미를 느끼거나 하면서 마음과 감정의 풍요로움을 얻으셨으면 합니다.
이승아 작가님의 작품은 '성수동 레필로소피'에서 3월 9일 수요일부터 3월 25일 금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좌)012 침묵 / 100x70cm / woodcut / 2006 / 700,000원
(우)020 잔소리 / 100x70cm / linocut / 2008 / 700,000원
(좌)033 사적인 취미활동 / 53x70.5cm / linocut / 2014 / 500,000원
(우)034 주변인 / 70x100cm / linocut / 2014 / 700,000원
(좌)035 풍덩 / 19.5x30cm / linocut / 2014 / 120,000원
(중)036 풍덩2 / 19.5x30cm / linocut / 2014 / 120,000원
(우)037 키스씬 / 30x40cm / linocut / 2015 / 250,000원
(좌)038 우주먼지 / 30x40cm / linocut / 2015 / 250,000원
(중)039 쇼 / 50x70cm / linocut / 2015 / 700,000원
(우)040 위기 / 30x40cm / linocut / 2015 / 2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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