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처음 <Pool_lay>가 만들어진 시기는 2012년도이다. 산수화를 어떻게 지금의 시대에 적용할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재료를 바꿔 보고, 생각도 바꿔 보았다. 하지만 쉽게 나오지 않았다. 산에 올라가고 계곡을 찾고 바다를 찾아가 봐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계속된 여정 속에서 산수화를 찾을 수 있었다.
그건 놀이였다. 옛사람들은 놀거리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산을 찾아가 자연을 느끼고 정신 수행하면서 학문을 배웠고, 여행을 하며 깨달음을 찾았던 것이다. 산수화를 공부하며 산을 찾았을 때는 여행이고 놀이였다.
어느 날 산속에 있는 야외 풀장이 달린 펜션에 머물게 되었다. 날씨가 생각보다 추웠던 시기라 풀장에 쉽게 몸을 넣을 수가 없었다. 수영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던 터라 풀장에 들어가려 했으나, 여전히 물은 차가웠다.
아쉬운 마음에 풀장 위에 부유하던 튜브에 걸터앉아 음악을 들으며 물 위를 동동 떠다니며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 순간 바람이 불어오면서 물 위에 떠있는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한 바퀴 돌고 있으니 주위에 모든 풍경들을 자연스럽게 보며 즐기는 본인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동양에서 말하는 와유(臥遊)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연과 합일(合一)이 되어 즐기고 있는 모습은 마치 무릉을 즐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것이 모든 작품에 풀장이 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품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Pool(수영장) + lay(눕다) 빠르게 발음하면 Play(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지금의 산수화인 것이다.
즐거움, 즉 놀이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동양의 재료는 현재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재료이다. 먹은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도 있다.
스며드는 자연스러움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필요했다. 그래서 색이 뚜렷한 아크릴이라는 재료를 찾았다. 처음에는 두 재료는 어울리지 않았다. 사실 스며드는 먹과 쌓는 아크릴은 당연히 어울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재료를 계속 사용하다 보니 아크릴의 속성을 잘 파악하게 되었다. 먹과 아크릴이 아닌, 그 이외 것들이 조화가 되도록 만들어 본 것이다.
산수화의 대자연속에서 인간은 살고 있다. 인간은 대자연의 자그마한 자연에 속한다. 기존 산수화에서 산은 크게 나오지만 인간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등장한다. 즉, 이것은 우리가 대자연속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본인의 작품은 산수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 산은 없다. 산은 곧 화폭의 전체이며 끝없이 펼쳐지는 주위의 풍경이다. 그곳에 한 부분을 수영장을 통해 그려낸 것이다. 인간은 곧 본인에게는 자연인 것이다.
동양에서는 ‘육법’이라는 것이 있다. 육법이란, 중국 남제의 사혁이 쓴 ‘고화품록’이라는 저서에 등장하는 그림을 그리는 6가지 품을 말한다. 그중에서 젤 으뜸가는 일품은 ‘기운생동’(氣韻生動)이다. 기운생동은 말 그대로 묘사할 대상의 기질·성격이 화면에 생생하게 표현되는 것을 뜻한다. 본인은 일품의 기운생동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 끝에 화면에 첨벙하는 찰나를 표현했다. 정지한 느낌이 아닌 지금도 화폭에서 조형물(인간)이 자연 속에 빠져 ‘첨벙첨벙’하는 역동적인 표현을 한 것이다. 그것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의 다른 성질의 재료들을 동양화에 조화시켰다.
Pool_lower 첨벙_91 x 116cm_Korean Ink & Acrylic on Canvas, Mixed media_2015
화폭에 꽃이 들어간 작품은 <Pool_lower 첨벙>이라는 작품이다.
Pool(수영장) 물을 의미한다. lower는(더 낮은) 아래라는 두 개의 다른 뜻을 가진 말이 합쳐져 수면 아래로 조형물(인간)이 다이빙하는 모습을 형상한다. 두 개의 단어들을 빠르게 말하면 flower(꽃)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첨벙하는 순간 물 위의 파장은 마치 꽃이 피어나는 것 과 같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곧 먹이 화면에 번지는 느낌과 흡사했다.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 <Pool_lay>로 작업 활동을 진행하면서 더욱 임팩트 있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3년 동안 연구해왔던 특수재료의 조합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Pool_lay 첨벙>이다.
작품을 보며 관람객들과 소통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개인전이나 전시할 때 파티를 주로 한다. 요즘에는 많은 파티가 열리는데, 당연히 본인이 하고 싶은 파티는 ‘풀 파티’이다. 전시장에서 하기는 어렵겠지만, 작업실에서 지인들을 초대해 파티를 해본 적이 있다. 혼자 작업실을 써서 상당히 넓기 때문에 가능했다. 작업실 안에 풀장 두개를 설치하고 술과 음료, 그리고 음악과 함께 사람들이 작품을 보며 즐길 수 있는 파티였다. 비키니 파티라는 주제에 걸맞게 사람들은 수영복을 입고 파티를 즐기며 작품과 맞는 퍼포먼스를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이 이외에도 갤러리에서 디제이 파티를 연 적이 있다. 음악과 함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클럽식’ 파티인 것이다.
항상 관객과 함께 전시를 즐기고 본인이 진행하는 작업 속에서 풍류를 느꼈으면 좋겠다.
이런 말하긴 쫌 그렇지만 정말 유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다. ‘작품과 닮았다.’ ‘즐길 줄도 안다.’라는 소리를 주위에서 종종 듣는다. 예전에 디제잉을 하면서 성격도 이렇게 변했던 것 같다.
앞으로의 작업 방향은 지금과 같다. 조금 더 연구해서, 동양화를 기반으로 한 여러 장르의 매체를 도입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태우 작가님의 작품은 '이문동 Better Sweet'에서 2월 29일 월요일부터 3월 21일 월요일까지 커피 한잔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는 감동이 있습니다.
Pool_lay 첨벙_60x60cm_Korean Ink&Acrylic on Canvas, Mixed media_2015 / 2,000,000원
Pool_lower 첨벙(1)_60x60cm_Korean Ink&Acrylic on Canvas, Mixed media_2015 / 2,000,000원
Pool_lower 첨벙(2)_60x60cm_Korean Ink&Acrylic on Canvas, Mixed media_2015 / 2,000,000원
Pool_lower 첨벙(3)_60x60cm_Korean Ink&Acrylic on Canvas, Mixed media_2015 / 2,000,000원
Pool_lower 첨벙(4)_60x60cm_Korean Ink&Acrylic on Canvas, Mixed media_2015 / 2,000,000원
Pool_lower 첨벙(5)_60x60cm_Korean Ink&Acrylic on Canvas, Mixed media_2015 / 2,000,000원